[정명의기자] 억세게 운이 없는 사나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꽃미남 우완' 심수창(34)이 또 한 번 불운에 승리를 놓쳤다.
심수창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2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안타를 8개 허용했지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8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춤추는 듯한 포크볼이 KIA 타선을 농락했다.
하지만 심수창은 5-2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고도 승리를 챙길 수 없었다. 9회초 황재균이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6-2로 점수 차를 벌려줬지만 그마저도 무용지물이 됐다.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마무리로 등판했던 김승회가 필에게 동점 만루포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6-6 동점이 됐고, 심수창의 승리는 허무하게 날아갔다. 롯데는 이어 등판한 홍성민마저 난조를 보여 만루로 몰린 뒤 이홍구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허망한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만약 이날 경기가 그대로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면 심수창은 넥센 시절이던 지난 2011년 8월27일 목동 롯데전 이후 무려 1천335일만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심수창의 승리는 날아갔고, 개인 10연패의 기록도 계속됐다.
심수창은 불운의 아이콘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8연패를 당하며 KBO리그 개인 최다 연패 기록의 주인공으로 남아 있는 심수창이다.
올 시즌 역시 구위를 바짝 끌어올리며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아직 첫 승은 나오지 않고 있다. 첫 등판이던 10일 한화전에서는 5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했고, 16일 NC전에서도 7이닝 4실점(3자책)으로 제 몫을 다했지만 불펜진이 승리를 날려버렸다.
이날 심수창은 총 109개의 공을 던졌다. 그 중 포크볼이 46개. 8개의 삼진 중 7개를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해 잡아냈다. 포크볼을 앞세워 승리의 문턱까지 다가갔지만 끝내 승리의 여신은 또 한 번 심수창을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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