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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훈련, 수원에 퍼진 또 다른 '수원병(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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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와전 당일 오전에도 선수들 몸 만들기 열중, 9경기 무패 원동력

[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에 또 다른 의미의 '수원병(病)'이 찾아왔다.

수원은 21일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5차전 원정 경기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 10점을 확보한 수원은 16강 진출을 확정짓고 브리즈번 로어(7점)에 0-1로 패한 베이징 궈안(중국, 10점)과 최종전에서 만나 조 1, 2위를 놓고 겨루게 됐다.

똑같은 시나리오가 반복됐다고 해도 될 정도로 수원은 우라와와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2-1로 역전승을 일궈내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 모두 후반에 두 골이 터져 이겼다는 공통점까지 있다. 정규리그를 포함해 수원은 9경기 무패(6승 3무)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염기훈은 이번 우라와전에서도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하는 등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5골 9도움의 폭발력을 과시 중이다.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우라와가 수원전을 앞두고 수원 홈경기에 전력분석원을 몰래 보내 전력 분석에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두 번 다 당했다는 점이다. 우라와는 지난 2월 수원의 전지훈련지인 스페인 말라가까지 찾아 몰래카메라로 훈련을 촬영하다가 걸린 적도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영상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지만 우라와는 전력분석원이 FC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직접 관전하며 꼼꼼하게 수원의 전력을 살폈다. 수원을 이겼으면 16강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치밀하게 수원전에 대비했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또 역전패를 당했다.

우라와를 두 번이나 울게 한 수원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자율 속 경쟁이 가장 큰 힘이다. 우라와전 당일 오전에 수원 숙소에서 벌어진 피트니스 센터 사건이 수원의 현재 분위기를 대표적으로 나타낸다.

보통 경기 당일에는 선수들이 체력 단련 대신 신체 사이클을 경기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산책이나 낮잠 등으로 최대한 몸을 편안하게 만드는 등 무리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이날 오전 피트니스 센터에는 염기훈, 김은선 등 대다수의 수원 선수가 모두 나와 몸만들기에 열중했다.

이번달 초부터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 피로가 누적된 상태여서 자칫 무리하다가는 부상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웠지만,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나와 운동을 했다. 이 덕분에 코칭스태프는 선수들 감시(?)에 나서야 했다. 무리하지 말라고 걱정의 말을 던졌지만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고 운동에만 집중했다.

이는 동계훈련에서부터 생긴 일종의 수원병이었다. 주장 염기훈은 물론 선참들이 먼저 나서니 후배들도 알아서 따라 나온다. 선참이 아니더라도 팀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후배들이 먼저 나오는 경우도 있고 해당 포지션의 선참들도 자연스럽게 함께 해 볼을 다루며 감각을 유지하려 애쓴다.

팀 분위기 파악이 덜 됐던 일부 신인들은 처음에 눈치를 봤지만, 이들 역시 수원병에 서서히 전염돼 알아서 움직이고 있다. 프로라면 스스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식을 선배들의 훈련을 지켜보면서 체득한 결과다. 휴식을 취하려던 코치진이 선수들의 열성에 휩쓸려 1대1 과외를 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코치진이 피곤해질수록 더욱 전력이 탄탄해지는 수원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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