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차승원, 첫방부터 카리스마 터졌다 "이제 내가 왕"

[이미영기자] MBC 대하사극 '화정'이 베일을 벗었다. 선조 독살을 묘사한 빠른 전개, 입체적으로 그려진 광해, 차승원의 강렬한 연기 등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대박 사극 탄생을 예감케 한 첫방송이었다.

1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에서는 먼 훗날 비극을 예견하지 못했던 사이좋은 오누이 광해(차승원 분)와 어린 정명(허정명 분)의 이야기, 또 광해와 선조(박영규 분)의 대립이 그려졌다.

드라마 시작부터 선조와 광해의 대립과 더불어 왕위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정치 싸움이 시작됐다. 선조의 독살까지 그려지며 빠른 전개를 보였다.

광해는 어질고 영민한 세자였지만, 선조는 광해군이 서자라는 이유로 못마땅해 했다. 명나라가 적통인 광해군(차승원)이 세자가 됐단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세자를 둘러싼 조정의 갈등도 불거졌다. 선조는 이를 이유로 들며 "주제도 모르고 보위만 탐하느냐"라며 광해군을 몰아붙였다. 반면 정명공주에게는 "내가 유일하게 웃는 이유"라며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그러나 광해와 정명공주의 사이는 좋았다. 정명공주는 광해를 오라버니라 부르며 따랐고, 광해 역시 그런 정명공주를 따스한 눈으로 바라봤다. 먼 훗날 비극을 예견하지 못한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이 애처로웠다.

명나라로부터 세자 책봉설을 허락받지 못한 광해의 불안한 나날은 계속 됐고 궐에는 광해군의 세자 자리가 위태롭다는 소문이 퍼졌다. 광해는 자신을 견제하는 조종대신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16년 동안 버텨왔다. 전하가 그리 쉽게 흔들지 못할 것이다. 어제처럼 오늘을 견뎌내면 언젠가 다른 날이 올거다"라고 인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조정 대신들은 세자인 광해를 곡해했고, 선조는 "광해는 자격이 없다"며 세자 폐위하려고 했다. 광해를 따르는 무리들은 "세자는 모두가 기다리는 성군 중의 성군이다"라며 폐위 요청을 거두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선조는 "나는 성군이 아니냐. 그래서 폐위하려는 거다. 임금인 나를 우습게 만들었다"고 불같이 화를 냈다.

선조가 광해를 미워한 건 그가 너무 영리하고 조숙했기 때문. 광해는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선조가 피난을 가자 궁에 남아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세웠고, 백성들과 조정 대신들의 신뢰를 쌓았다. 선조는 자신과 다르게 유능하고 좋은 평판을 얻는 광해를 견제했다.

광해 역시 선조의 이같은 추악한 속내를 알게 됐다. 광해는 "내가 왕권이 무너지는 걸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느냐"고 따지기 위해 선조를 찾았다. 그 시각 선조는 독살로 운명이 다해가고 있었다. 그런 선조를 본 광해의 눈빛이 180도 달라졌다. 원망과 증오의 시선으로 죽어가는 선조를 바라봤다.

광해는 "결국에 이렇게 될 것을, 소자를 미워했나. 저하의 마음에 들기 위해 진심을 다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저는 자식이 아닌 정적이었을 뿐이다. 저는 전하처럼 무능하지 않다. 저는 전하와 다른 임금이 될 것이다. 이 나라의 임금은 이제 나다"고 새 정치에 대한 야욕을 드러냈다.

광해의 왕권 집권 예고와 더불어 어린 정명의 로맨스도 예고됐다.

정명공주는 우연찮게 어린 홍주원, 강인우와 첫만남을 가졌다. 홍주원(서강준 분)은 정명공주와 서로 사랑하지만 광해 편에 서게 될 인물이며, 강인우(한주완 분)는 정명을 연모하지만 인조 편에 서게 되는 인물. 어릴 적 친구 사이였던 홍주원과 강인우, 그리고 정명공주와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그려질지 흥미를 높였다.

이날 첫방송 된 '화정'은 선조와 광해군의 갈등을 담아내며 긴장감을 부여했고, 빠른 전개로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간 숱한 작품 속에서 다뤄졌던 광해를 차승원이 어떻게 연기할 지도 관심사였다. 차승원은 인간적이면서도 유능한 광해, 여기에 정치적 야욕까지 드러내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예고했다. 박영규와 이성민, 조성하 등 중견배우들도 안정적인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