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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1분]후반 20분, 대전의 절박함 엿보인 서명원의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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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대전, 죽을 힘으로 울산과 맞서 1-1 무승부

[이성필기자] '겁내지 마, 할 수 있어. 뜨겁게 꿈틀거리는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

'퍼플 아레나'라는 별칭이 있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영화 국가대표 삽입곡인 러브홀릭의 '버터플라이'가 울려퍼졌다. 노조까지 결성하게 될 정도로 구단 운영에 잡음이 커지고 개막 후 1득점 12실점으로 4연패에 빠져 있던 대전 시티즌의 상황을 감안하면 일종의 힐링송처럼 들렸다.

대전은 11일 울산 현대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 경기를 치렀다. 지난 일주일 사이 대전 구단은 격랑의 시간을 보냈다. 전득배 사장의 사무국 개편안에 일선 직원들의 반발이 폭발하면서 구단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전 사장이 지난해 도입된 선수선발위원회의 권한을 약화시키기 위해 전력강화위원장을 공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대전이 개막 4연패를 한 원인 중 하나가 선수선발위의 잘못된 선수 선발로 탓이라고 보는 것이 전 사장의 판단이다.

선수단은 사무국의 분란에 대해 침묵했다. 그 어떤 선수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꺼내기 어려워했다. 조진호 대전 감독은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죽기 살기로 뛰자고 했다"라며 더 이상은 물러설 곳이 없다면서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감독이 배수의 진을 치고 경기에 임한다는 사실은 얼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매일 밤잠을 설치고 있는 그의 얼굴은 시즌 시작 전보다 훨씬 검게 그을려 있었다. 조 감독은 "성적 부진은 모두 감독의 책임이다. 부상자가 많다는 것이 핑계가 될 수는 없다. 오늘은 승리를 위해 5-4-1 포메이션으로 나서 전반을 버티고 후반에 승부를 보겠다"라며 실리 중심으로 울산과 싸워 승리를 노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 1위의 주역 김찬희를 비롯해 새로 영입한 히칼딩요, 이광훈, 이강진, 윤원일 등 대전의 공수 핵심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했다. 주전의 절반이 부상으로 빠저 앴으니 그저 속만 타들어가는 조 감독이다.

그렇다고 마냥 물러설 수만은 없다. 이날 상대는 리그 정상권팀 울산이었다. 양동현, 김신욱 투톱에 좌우 날개 따르따와 세르베르 제파로프까지 포진한 울산의 화력을 대전은 어떻게든 견뎌내야 했다. 당연히 경기 내용은 중요하지 않았다. 대전으로서는 연패 탈출, 그리고 승점 획득이 중요했다.

조 감독은 "가진 실력만 발휘하면 된다. 희망이 있다. 이변이라는 것도 있어서 기대한다"라며 간절함으로 무장해 악과 깡으로 울산을 상대하는 대전의 마음을 대변했다.

대전 선수들은 처절하게 뛰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경기 출전에 불과한 2년차 수비수 김상필이 끊임없이 소리를 질러가며 동료들을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대전 관계자는 "저렇게 독려하며 뛰는 것은 오랜만에 본다. 오늘 다들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다"라며 승점 3점을 기원했다.

대전 선수들은 번갈아가며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조진호 감독은 쉼없이 생수병을 들고 마시며 긴장감을 숨기지 못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20분, 서명원의 동점골이 터지자 조 감독은 아이처럼 기뻐했다. 아드리아노의 헤딩이 울산 골키퍼 김승규에 맞고 나와 골이 무산되는 듯했지만 뒤에서 뛰어든 서명원이 넘어지면서 슈팅해 골을 넣었다. 어떻게든 골문 안으로 공을 넣겠다는 투혼의 몸짓이 동점골로 연결됐다.

이후에도 대전 선수들은 온몸을 던져가며 승점 획득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주심의 종료 호각이 울리고 1-1 무승부로 끝난 뒤 대전 선수들은 대부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간절했던 대전의 마음이 드러난 한 판이었다.

조이뉴스24 대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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