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정규시즌에 대비한 마지막 모의고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7일부터 22일까지 시범경기 일정에 들어간다.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고 온 팀들이 각 포지션별 최종 점검을 하는 무대다. 박종윤(롯데 자이언츠)도 시범경기 및 시즌 개막을 앞둔 마음가짐과 자세가 남다르다.
박종윤은 지난 시즌 목표 하나를 달성했다.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9리를 기록했다. 지난 2001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에서 타율 3할을 넘긴 것이다.
'타고투저'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각 팀에서 3할타자가 많이 나온 지난 시즌이었지만 박종윤은 뿌듯했다. 이대호(소프트뱅크)가 팀을 떠난 뒤 1루 주전자리를 꿰찼으나 늘 갖고 있던 부담 하나를 벗어 던진 셈이다.
물론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도 있다. 수비 부담이 다른 포지션과 견줘 적은 1루수라는 특성상 대부분의 팀들은 거포들이 주로 맡고 있다. 박종윤은 전형적인 장거리타자는 아니다.
그는 지난 시즌 7홈런과 78타점을 기록했다. 박종윤은 1루 수비에서만큼은 KBO리그에서 첫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반면 거포들과 경쟁할 정도의 공격력을 갖춘 건 아니다.
그는 올 시즌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된 1차 캠프에서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체력이 뒷받침돼야 144경기로 늘어난 정규시즌을 버틸 수 있다. 또한 힘을 키워야 타석에서 장타를 더 많이 쳐낼 수 있다.
박종윤은 "어느 때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며 "밸런스도 잘 잡혔다"고 했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2차 캠프는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박종윤은 가고시마캠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타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팀 자체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터뜨렸다. 홈런도 2개나 쏘아 올렸고 10타점을 쓸어 담았다.
그는 지난해 캠프에서 박흥식 타격코치(현 KIA 타이거즈)의 지도 아래 타격폼 수정에 나섰다. 박 코치가 팀을 떠났지만 장종훈 코치가 새로 롯데에 합류해 박종윤과 함께 이번 캠프를 보냈다.
박종윤은 "바뀐 스윙궤도와 자세는 처음에는 어색했다"고 웃었다. 그는 낮은 공에 강점을 보인 대신 높은 공이나 변화구에 약점이 분명한 선수였다. 몸에 익은 올려치기 스윙을 바꾸는데 시간이 걸렸다.
박종윤은 "이제는 몸에 맞춘 것처럼 편한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올 시즌에도 3할을 다시 한 번 꼭 달성하고 싶다"며 "80타점 이상과 함께 두 자릿수 홈런을 이번에는 반드시 기록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가장 우선적인 목표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야구를 하고 싶고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개인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박종윤도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가고시마 캠프에서 얻은 좋은 느낌을 계속 이어가려 한다. 그가 시범경기를 내심 벼르고 있는 이유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