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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축구장에 '김신욱 햄버거' '김승규 스테이크'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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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이 구장 매점 운영권 확보, 자생-팬서비스-수익 잡을 새 길 모색

[이성필기자] 2015 시즌을 준비하는 K리그 클래식 팀들의 주요 화두는 자생이다.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수원 삼성은 초대권 등 무료표를 없애 티켓 가치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기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2층 관중석도 운영하지 않는다.

단장부터 감독까지 모두 40대가 들어선 울산 현대도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울산도 수원처럼 초대권을 철폐했다. 모기업 현대중공업이 실적 악화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구단 스스로 생존하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울산은 관중 친화적인 구단 이미지를 가꾸기 위해 몇몇 구단에서 도입했다 실패한 치어리더 제도도 가동한다. 인기 치어리더인 김연정을 영입해 큰 화제를 모았다. 야구나 농구에서와 같은 치어리딩이 아닌, 서포터스의 응원가를 함께 따라부르게 하며 자연스럽게 전관중의 서포터화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울산은 26일에는 의미 있는 발표도 했다. 홈구장인 문수축구경기장의 매점을 직접 운영한다는 것이다. 기존 경기장 매점은 여러 제약사항으로 먹거리 관련 서비스가 한정적이었지만 구단이 직접 운영해 다양하게 제공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울산은 울산시설관리공단이 문수경기장 매점 운영권 입찰 공고를 낸 것을 본 뒤 구단이 직접 입찰에 참여했다. 울산 구단까지 총 4개 업체가 경쟁했고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울산이 운영권을 확보했다. 2020년까지 5년 동안 울산이 매점을 운영한다. 울산 김현희 사무국장은 "당장 입찰금액을 만회하는 수익을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구단이 직접 운영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라고 전했다.

구단이 직접 매점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구장을 사실상 영구 임대 형식으로 기간을 늘려가며 사용하고 있는 해외의 경우 매점도 구단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모두 구단들이 경기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매점 운영권을 구단에 대행하게 한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 2010년 김태균이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뛸 당시 '김치태균버거'를 내놓아 판매 8분 만에 매진되기도 해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개당 400엔(당시 환율 기준 4천759원)에 판매하던 햄버거를 김태균이 홈런을 치면 50엔(590원)에 깜짝 세일하는 프로모션은 성공적이었다.

국내의 경우 축구는 물론 야구 등 다른 프로스포츠 모두 경기장 관리 주체가 자치단체에 있다. 거액의 경기장 임대료뿐 아니라 각종 시설물이나 광고물 설치할 시 모두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당연히 구단 운영이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구단 용품 제작 판매나 입장권으로 수익을 내보려고 하지만 이 역시 팬층이 두껍지 못해 쉽지 않다.

구장 매점 운영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에는 구단이 손을 댈 수 없는 부분이었다. 경기장 관리를 직접 하는 지자체 시설관리공단이나 관리재단 등이 입찰 공고를 내고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수익이 최우선이다 보니 선정된 사업자는 될 수 있으면 손해를 안보기 위해 기본적인 먹거리만 갖춰놓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지난 2013년 2월 경기장 운영권을 확보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우 매점 운영에 대해서는 문학경기장 시절 업자에게 그대로 맡겼다. 매점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한데다 홈경기는 1년에 많아야 20~22번 정도가 열리기 때문이다. 인천 관계자는 "경기장 운영에 할 일이 많은데 매점까지 관리하기에는 현재의 구단 인력으로는 벅차다. 해결해야 할 문제도 너무나 많다"라며 애로사항이 있음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은 과감하게 구장 매점 운영권을 확보했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구단 프로모션 등을 통해 팬들의 관람 편의를 제공하고 화제성도 일으키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울산 문수축구장 매점에서는 '김신욱 햄버거', '김승규 스테이크'가 등장할 수 있다. 외부 업자가 운영했다면 꿈꿀 수 없는 일이다.

스폰서와의 협력에도 매점 운영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 울산은 한 스폰서 기업과 함께 팬들에게 1천개의 음료수를 나눠주는 행사를 했다. 문제는 외부에서 받은 음료수를 그대로 경기장에 가지고 들어가면 매점 수익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었다. 결국, 구장 매점에서 음료수 1천개를 구매해 팬들에게 나눠줘야 했다.

곧 시즌 개막을 하지만 당장 새로운 매점을 보기는 어렵다. 3월 5일까지는 기존 업자와 계약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후 새롭게 매점을 꾸리기까지는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매점 디자인 등을 새롭게 하느라 그렇다.

김 국장은 "일단 경기장 1층에 7개의 매점 공간이 있다. 이 중 1곳은 구단 용품샵, 6곳을 매점으로 활용한다.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매장 식품 매장에서 판매하는 음식 수준 이상의 다양한 먹거리를 내놓아서 질적 향상을 이루겠다. 이후 각종 프로모션 사업이 잘 된다면 규모 확대도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있다"라며 새로워질 구장의 출발을 알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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