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최근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을 찾아가 인사했다. 따로 연습경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선배 감독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였다.
양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김 감독은 "포수 좋은 아이 하나 들어왔다며?"라고 물었다. 양 감독은 유강남을 말하는 줄 알고 "네 상무에서 제대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군대를 다녀왔나"라고 재차 물었다. 그제서야 양 감독은 김 감독이 말하는 포수가 김재성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김재성은 올 시즌 신인이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덕수고 시절 4번타자와 포수를 겸하며 팀을 고교야구 정상에 올려놓았던 대형 신인이다. 현재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며 당당히 선배들과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연습경기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김재성이다. 지난 20일 SK와의 경기에서는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솔로포를 때려냈고, 22일 다시 만난 SK를 상대로는 선발 포수로 출전해 6이닝 동안 무실점 계투를 이끌어냈다. 김광현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24일 주니치와의 연습경기에서는 결과가 좋지 못했다. 교체 출전으로 8회말 유원상과 배터리를 이뤘지만 패스트볼 등으로 2점을 내준 것. 2루에 무리한 송구를 하는 등 여러모로 아직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양 감독은 경기 후 "분명 나이에 비해서는 매력 있는 친구"라고 김재성에 대한 호평을 이어나갔다. 최고참 이병규 역시 김재성의 경기 모습을 보며 "크게 될 놈"이라고 평가했다.
김재성은 현재 김정민 배터리코치의 지도 속에 성장 중이다. 그러나 김 코치는 김재성의 기술적인 부분에는 크게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양 감독은 "김정민 코치가 일단은 내버려두고 있다"며 "나름 프라이드도 있는 선수이고, 지금 여러가지 조언을 듣게 되면 오히려 더 헷갈릴 수도 있다. 스스로 느끼게 하고 있는 중이다. 김 코치가 잘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LG의 주전포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경철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재성은 유강남, 조윤준과 함께 백업포수 자리를 노려야 한다. 상대팀 감독, 그것도 선수 보는 눈이 정확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김성근 감독이 관심을 보일 정도로 김재성은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 하지만 고졸신인으로서의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김재성의 개막전 1군 엔트리 진입에 대해 양 감독은 알쏭달쏭한 미소를 지으며 "그건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양 감독의 말대로 아직은 누구도 1군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재성의 가세로 LG 안방의 미래가 밝아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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