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끌려가고 있는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는 데는 서브 에이스만 효과가 있는 게 아니다. 상대가 시도한 회심의 공격을 가로막는 블로킹도 임팩트가 크다.
삼성화재 센터 이선규가 바로 그런 역할을 했다. 이선규는 24일 열린 우리카드와 홈경기에서 두 팀 합쳐 가장 많은 6블로킹을 기록했다.
특히 3세트 중반 활약이 볼 만했다. 이선규는 우리카드 신으뜸이 시도한 시간차와 오픈 공격을 연달아 블로킹했다. 이어 다비드가 때린 후위 공격도 잡아냈다.
삼성화재는 이선규 덕분에 5-7로 끌려가던 점수를 순식간에 8-7로 뒤집었다. 흐름을 탄 삼성화재는 결국 3세트에서 우리카드의 추격을 뿌리치고 3-0 완승을 거뒀다.
이선규는 "경기에 앞서 미팅시간에 선수들끼리 '집중을 하자'고 다짐을 했다"며 "세터인 유광우는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았고 레오도 컨디션이 좀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좀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최하위(7위)에 머물러 있지만 삼성화재에게 손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오히려 하위팀과 경기가 더 신경이 쓰인다"며 "만에 하나 발목을 잡힐 경우 1패 그 이상 여파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선규도 "그래서 절대 방심하지 말자고 경기내내 선수들끼리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집중력을 유지한 부분이 좋은 블로킹으로 이어진 셈.
그는 "정규리그 1위 확정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이 필요했는데 이를 달성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그러나 이선규의 마음 한구석은 조금 아쉽다. 친정팀인 현대캐피탈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24일 현재 14승 16패 승점 46으로 5위에 머무르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선규는 "그래도 삼성화재로 오기 전까지 10년을 뛴 팀인데 막상 성적이 좋지 않으니 좀 그렇다"고 전 소속팀을 걱정했다. 현대캐피탈이 만약 준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할 경우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봄배구' 무대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맞는다.
또한 이선규는 "어떤 팀이 올라오든지 만약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게 된다면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모두 풀세트를 뛰고 왔으면 좋겠다"며 "빨리 1위를 확정해 챔피언결정전 준비를 잘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고참이 됐지만 현재에 만족하진 않는다. 이선규는 후배인 지태환이나 신인 안정경에게 조언을 한다. 반대 경우도 있다.
그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팀 연습 때 후배들에게 지적을 해달라고 말한다"며 "(지)태환이를 비롯한 후배들도 자주 이야기를 건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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