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김재환이 변했다. 어둡고 그늘진 모습을 벗어던지고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재무장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한창인 두산 베어스의 스프링캠프 현지에서 김재환은 유독 주목을 받고 있다. 올 시즌 주전 1루수 후보로 거론되면서 그는 남다른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 김재환에게 1루수는 또 다시 맞는 포지션 변경이다. 원래 포수 출신인 그는 지난 2008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2차1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다. 그러나 '포수왕국' 두산에는 1군에 파고들 자리가 별로 없었다. 양의지, 최재훈 등이 버티고 있는 탓에 1군과 2군을 전전하기 일쑤였다.
지난 2012년에는 1루수로 포지션을 전향해봤지만 이듬해 다시 포수로 원위치했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이번 겨울 또 한 번 포지션을 바꿨다. 자신의 타격능력을 살리기 위한 변신으로 이번엔 영구적인 1루수 전업이다.
인상을 찡그릴 수도 있지만 김재환은 기분 좋게 받아들인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가족의 든든한 성원이다. 부모님, 아내가 큰 힘이 됐다. 김재환은 "포지션을 바꾼다고 해서 어려운 부분은 없다. 전임 감독님들께서 출전 기회를 주기 위해 포지션 변경이 잦았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의 배려로 생각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새 포지션인 1루수는 현재 경쟁이 치열하다. 그를 비롯해 오재일, 오장훈, 유민상 등 모두 4명이 주전 자리를 놓고 소리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김재환은 굳이 경쟁을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어떻게 이겨나가기 보다는 내가 열심히 하고 내 기량만 펼칠 수 있다면 기회는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은 수비 쪽에서 부족한 면이 많아 훈련을 통해 가다듬고 있다"고 했다.
김재환은 어느덧 28세가 됐다. 이제 유망주라는 꼬리표는 사라졌다. 필드에서 실제로 성과를 내야 할 때다. 그도 동의했다. "올해부터는 유망주라는 표현보다 팀의 주축 선수가 돼야 할 때다. 그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며 "지난해 많은 기회는 아니었지만 가장 많은 경기(57G)에 출전했다. 만족할 만한 시즌이었다. 올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했다.
김재환은 지난해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서 두 차례 이름을 날린 적이 있다. 3월15일 개장 첫 홈런을 우월 솔로포로 장식했고, 5월27일 KIA와의 원정경기에서는 8회초 2사 3루서 우월 2점홈런을 쳤다. 당시 타구가 외야에 설치된 중형 승용차를 직격하면서 김재환은 부상으로 해당 자동차를 받는 기쁨도 누렸다. "차는 부모님께 드렸다. 더 좋은 차를 사드렸어야 하는데 그게 좀 아쉽다"는 그는 "그래도 부모님도 나도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김재환은 "팀 우승이 목표다. 내가 잘하면 팀 성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개인 성적에는 연연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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