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김성근 한화 감독의 강훈련은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에게도 똑같이 적용됐다. 김 감독은 "모건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펑고를 받는다. 국내 선수나 외국인 선수나 똑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모건이 한화와 계약하고 팀에 합류하기 전에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오라"고 주문했다. 이는 모건이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이었다.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모건이 한화의 훈련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고 판단한 김 감독이 조기 귀국을 지시한 것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선수단과 함께 캠프에서 훈련을 시작했던 모건은 일주일 만에 짐을 싸 한국으로 왔다. 모건은 2일부터 서산 퓨처스(2군) 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이어간다. 한화 구단은 "모건은 이정훈 2군 감독과 개인 맞춤형 훈련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외국인 선수는 팀의 핵심 전력이다.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일 년 내내 주전을 보장받는게 일반적이다. 스프링캠프는 시즌을 앞두고 치르는 전초전이다. 설상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도 중도 귀국이라는 강경한 조치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김 감독의 잣대는 모든 선수에게 평등했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면 외국인 선수라도 예외 없이 짐을 싸야 한다. 앞서 투수 김광수도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산으로 향했다. 모건은 김광수에 이어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중도 귀국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악동' 이미지가 강했던 모건이 처음부터 마찰을 일으킨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모건이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훈련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귀국을 결정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홍백전에서 1번 타자로 출전했던 모건은 3타수 무안타 2삼진을 당했다.
김 감독은 "모건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한국)는 여기의 야구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환경과 생활이 낯설겠지만, 그마저도 견뎌내야 할 일이다. 특히 '김성근식 야구'를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중도 귀국이라는 칼을 꺼내 들면서 뜻을 분명히 밝혔다.
모건의 서산행으로 한화의 일본 고치 캠프에는 더욱 긴장감이 돌고 있다.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누구든 전열에서 제외될 수 있다. 베테랑이든, 외국인 선수든 조건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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