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02 한일월드컵 세대의 완벽한 퇴장과 함께 또 다른 2002 세대가 등장했다.
축구대표팀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호주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팀의 핵심 전력이었던 구자철(마인츠05),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얻은 결과라 더욱 값졌다.
우승 도전은 4년 뒤인 2019년 대회로 미뤄졌다. 바람도 55년에서 59년으로 늘게 됐다. 그래도 대회 시작 전 우승은 고사하고 4강이나 가면 다행이라는 상황에서 얻은 결과라 더욱 값지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은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당시 막내급이었던 차두리(35, FC서울)를 국가대표에서 떠나 보냈다. 마지막으로 남았던 차두리와의 안녕은 한국 축구에 늘 그림자처럼 남아있던 2002년 황금세대에 대한 기억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라는 국민적 영웅이 구사한 축구를 그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대신 2002년 당시 유소년으로 축구를 보고 자랐던 이들이 한국 축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는 점은 앞으로의 10년은 걱정이 없음을 의미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손흥민(23, 레버쿠젠), 김진수(23, 호펜하임)은 제2의 박지성-이영표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환상적인 활약을 했다.
손흥민은 결승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김진수도 투혼을 불살랐다. 결정적인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고는 하지만 결승에 올라오기까지 김진수가 보여줬던 기량은 대단했다. 이번 대회 유일한 전 경기 풀타임 출전자였다. 김진수 역시 이영표 은퇴 후 망령처럼 따라다니던 '이영표 후계자'에 대한 집착을 털어내며 김진수 이름 석 자로 왼쪽 풀백 자리를 확실하게 확인했다.
이정협(24, 상주 상무)도 마찬가지, A매치 7경기 만에 3골을 집어넣으며 타깃형 공격수 부재를 고민하던 한국 축구에 희망의 꽃으로 떠올랐다. 이 외에도 한교원(25, 전북 현대), 남태희(24, 레퀴야), 김민우(25, 사간 도스) 등도 대표팀의 구성원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모두 차두리가 보여준 온화한 리더십과 경기장에서 몸을 던진 투혼을 체험하는 소득을 얻었다. 태극마크에 대한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도 확인했다. 소속팀의 경기 때문에 점점 더 국가대표에 대한 중요성이 작아지는 상황에서 선배가 불태운 열정은 그대로 이들에게 이식됐다. 2018 러시아월드컵 주축이 될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무형의 자산을 제대로 얻은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들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았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것이다. 아직 A매치 경험이 7~10회로 많지 않은 선수들이 있어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들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았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것이다. 아직 A매치 경험이 7~10회로 많지 않은 선수들이 있어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볼을 갖고 있을 때 압박을 당하면 침착성을 잃는데 개선해야 한다"라며 새로운 세대들과 함께 발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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