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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인생의 터닝포인트서 '황금 기회'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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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두산 주전 1루수 후보…"이제 내 몫 해낼 것"

[김형태기자] "김재환이 터지면 참 재미있을텐데…"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가끔씩 이런 말을 던지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거포의 본능을 보유한 김재환(26)이 기회만 주어지면 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은연중에 나타낸 것이다.

김재환은 오랫동안 두산이 '지켜낸' 유망주다. 지켜냈다는 건 다른 구단들의 엄청난 유혹을 번번이 뿌리치며 베어스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는 말이다. 그만큼 그의 재능을 탐낸 구단이 적지 않았다.

야구 잘 하는 선수들이 흔히 그렇듯 김재환 또한 재능이 넘친다. 포수와 1루수 겸업이 가능하며 우투좌타로 정교함과 호쾌한 장타력을 모두 보유했다. 2군 경기에선 4번 타자 자리를 도맡으며 넘치는 파워를 마음껏 과시했다. 상무 시절인 2010년 올린 101타점은 퓨처스리그 사상 첫 100타점 기록이다.

아직 1군 무대에선 뚜렷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때가 되면 기대에 부응할 것이란 말을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2008년 프로 입단 후 가장 많은 1군 52경기에 나선 지난 시즌에 타율 3할6리 3홈런 41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한된 기회였지만 장타율 0.482로 만만치 않은 폭발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을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게 기다릴 수 있는 이유였다.

김 감독은 "김재환은 타구 질이 참 좋다. 우리 팀에서 장타력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 가운데 하나"라며 "이번 겨울 포수에서 1루수로 전향했으니 앞으로 타격에만 집중하면 좋은 결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김재환 자신도 "그간 포수와 1루수를 오가며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이제 1루수로 자리를 잡은 만큼 타격에서 내 몫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야구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김재환의 얼굴에선 미소를 보기 어려웠다. 언제 2군으로 내려갈지 모르는 불안감, 확실한 자기 포지션을 갖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자신의 타격능력이 아직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간간히 내비쳤다. "주위에선 내가 힘은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보는 것 같아요. 사실 나는 컨택트 능력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프로 입문 후 7년간의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치르고 있는 스프링캠프와 3월 시범경기에서 확실하게 어필한다면 꿈에 그리던 주전 1루수는 그의 차지가 될 수 있다. 물론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은 당연히 있다. 같은 좌타 거포인 오재일, 일취월장한 오장훈과 유민상도 1루의 주인이 되기 위해 호시탐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 감독은 "1루수는 4파전"이라고 밝힌 상태다.

지난해 12월 김재환은 가장이 됐다. 신부 정현정 씨와 백년가약을 맺으며 책임감이 배가됐다. 어느덧 '어린 선수'란 딱지도 떼어냈다.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은 김재환이 언제 다시 올지 모를 '황금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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