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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우세' 한국, 이라크 정신력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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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승부차기로 이란 꺾고 4강 진출…한국과 4강 맞대결

[이성필기자] 이라크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것은 한국에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극적인 승리로 치솟은 이라크의 사기는 경계해야 한다.

이라크는 2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이란과의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7-6으로 승리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라크는 26일 한국과 만나 결승행을 다투게 됐다.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였다. 역사적 배경에 따른 양 팀의 라이벌 관계가 정신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몸싸움이 일어나면 모두가 달려들었다. 동작 하나에 혼이 담겼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집중력이 대단했다.

이날 이라크는 무려 7장의 경고를 받았다. 이란 역시 3장의 경고에 1명은 퇴장을 당했다. 이란이 한 명 퇴장으로 수적 균형이 무너졌지만 120분 안에 승부가 나지 않은 것은 역시 결코 지지 않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경고 퍼레이드를 통해 한국전 결장자도 정해졌다. 이라크의 기성용으로 보면 되는 중앙 미드필더 야세르 카심(스윈던타운)이 후반 23분 경고를 받았다. 요르단전에서도 경고를 받은 그는 한국전 출전이 불가능하다.

아시안컵은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경고가 2장이면 다음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8강까지 1장만 받으면 소멸한다. 4강전부터 최고의 승부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결장자가 없는 한국에는 도움이 된 제도다.

한국보다 하루를 덜 쉬는 이라크는 체력 회복 문제가 절실하다. 한국 역시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서 연장전을 치렀지만, 하루 먼저(22일) 경기를 해 회복에 여유가 있다. 한국으로서는 체력적 우위를 앞세우는 경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라크의 정신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라크는 이란을 상대로 대단한 투혼을 발휘해 승리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2007년 대회 우승 주역인 유니스 마흐무드(무적)를 중심으로 한 조직력도 끈끈하다. 이날도 마흐무드는 연장 전반 3분 골을 넣으며 정신적 리더 역할을 제대로 했다.

이라크는 한국을 상대로도 충분히 접전을 벌일 수 있는 팀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6승 10무 2패로 한국의 우세다. 그러나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두 번이나 패했다. 정신력을 앞세운 끈끈함으로 무장하면 승부는 알 수 없다. 이라크는 조별리그서 일본, 요르단,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2승 1패를 거뒀다. 약체 팔레스타인을 무난하게 이겼고, 일본에 0-1로 졌고 요르단에 1-0로 이겼다. 한 골 승부에 강한 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시안컵에서도 이라크는 한국을 상대로 재미를 봤다. 1972년 태국 대회에서는 0-0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2007년 대회 4강에서도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웃었다. 한국은 염기훈의 킥이 골키퍼에 막혔고 김정우의 킥이 골대에 맞고 나오면서 아쉽게 3·4위전으로 밀려났다.

과연 8년 만의 만남에서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살아난 손흥민(레버쿠젠)과 전술의 중심축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조율, 차두리(FC서울)의 돌파와 곽태휘(알 힐랄)의 노련한 수비 등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라크를 절대 만만히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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