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에 새로 합류한 잭 루츠는 소집 첫 날부터 눈이 휘둥그레졌다. 체격이 호리호리한줄 알았던 두산 선수들이 저마다 엄청난 '떡대'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두산에는 몸 좋은 선수가 유독 많다. 김현수. 오재원 등은 딱 벌어진 어깨와 엄청난 두께의 상체와 팔뚝을 보유했다. 불혹의 나이를 눈앞에 둔 최고참 홍성흔도 몸이 20대 선수 이상으로 좋다. 김재환, 오재일 등 거포의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도 덩치가 산 만하다.
루츠가 크게 놀란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 중반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합류해 반년간 일본 선수들과 함께 한 그는 두 나라 선수들의 체격 차이가 무척 크다는 점에 남다른 인상을 받았다.
두산 관계자는 "'일본 선수들이 다소 날씬하며 발이 빠른 반면 한국 선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의 양이 훨씬 많고, 몸집과 파워도 더 뛰어나다'며 놀라워 했다"고 전했다.
두산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상체 훈련에 큰 비중을 두는 편이다. 우선 힘이 있어야 144경기의 대장정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고, 부상 예방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 장타능력을 키우려면 힘이 있어야 하고 그러자면 웨이트트레이닝은 필수요소다. 특히 비시즌 중에는 선수들이 대부분 체육관에서 살 만큼 근육 강화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른바 미국식 야구를 지향하는 한국야구의 대체적인 성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겨울 취임함 김태형 두산 감독은 "타격은 확실히 미국에서 배울 게 많다. 일본 타자들은 일단 맞혀서 인플레이 타구를 날리는 데 급급한다. 투수는 몰라도 타격에 관해선 힘 있는 미국식 야구가 우리에게도 맞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힘 좋은 선수들이 많은 두산이지만 가장 장타력이 기대되는 선수는 역시 루츠다. 3루수로서 정교한 타격과 인내심, 파워를 두루 갖춘 그는 호르헤 칸투가 떠난 4번타자 자리를 업그레이드 시켜줄 선수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루츠는 "한국야구는 아직 잘 모르지만 NC 다이노스에 있는 에렉 테임즈와 얘기를 나눠봤다. 그가 한국에서 뛰는 모습도 봤다"며 "어디를 가도 야구는 야구다. 특히 두산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 받아주는 모습에서 적응이 쉬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 과정에서 에이전트로부터 힘과 장타력을 갖춘 3루수를 두산이 원한다고 들었다. 나게도 좋은 기회이고 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두산 측은 "예의바르고 진중하며 착하다. 성격이 좋다"며 일단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루츠는 심지어 단체 훈련 30분 전에 먼저 나와 워밍업하는 솔선수범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그게 더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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