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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혁 "군 입대 전 치열하게 연기, 후회 없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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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많이 배웠다"

[이미영기자] 최진혁은 '반짝 스타'가 아닌 '대기만성형' 배우에 가깝다. 조급하지 않았다. 조연부터 천천히 단계를 밟아왔고, 부지런히 연기했다. 어느새 최진혁이라는 이름은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됐다.

배우 최진혁이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으로 또 한 번 성장했다.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작이자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를 터. 무엇보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자에 진짜 중요한 것이 뭔지 알게 됐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진혁은 드라마 '오만과 편견'부터 군 입대를 앞둔 심경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오만과 편견', 어려운 드라마…뇌가 쉬질 못 했다"

'오만과 편견'은 배우들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어려운 작품이었다. 짜임새 있는 사건 구성과 부조리한 현실을 짚어내는 '웰메이드 검드'였지만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있었고, 반전에 반전이 거듭됐다.

최진혁은 "중반까지는 여유가 있어 일주일에 두 번은 촬영을 쉬고, 거의 밤 12시 전에 촬영이 끝났는데 뇌가 쉬질 못해서 고됐다. 쉬어도 쉬지 않은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최진혁은 수석검사 구동치 역을 맡아 사건을 이끌며 고군분투 했다. 그는 "계산이 많이 필요한 캐릭터였다. 자칫 검사라는 직업이 따분하고 딱딱하게 보일 수 있다. 질리지 않을 만한 자세나 제스처를 연구했고 말하는 속도와 리듬도 신경을 많이 썼다. 무미건조하지 않게 하려 연기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법률 용어도 공부했고, 실제 검사도 만나며 캐릭터를 연구했다고도 했다.

무게감 넘치는 극 분위기 속에서 최진혁과 백진희의 멜로 연기는 숨통을 트이게 하는 양념이었다. 극이 진행될 수록 사건에 초점이 맞춰지느라 두 사람의 멜로 분량이 줄었고,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아쉬움도 컸다.

최진혁은 "저는 잘 못 느꼈는데 작가님이 제 멜로가 좋다고 했다"고 웃으며 "이 드라마는 멜로가 주가 아니고 쉬어가는 코너였다. 점점 멜로가 없어지는 것 같아 시청자들에게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나중에는 상황이 너무 진지해지니 캐릭터가 무거워졌다. 동치가 한열무에 장난치고 하는 장면에서는 확 풀어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키스신 에피소드도 전했다. 이른바 '벽밀치기' 박력 스킨십 등은 최진혁의 아이디였다고. 그는 "전날 날을 꼬박 새고 아침에 찍은 장면이다. 사실 감독님이 이것 저것 제안 했는데 저는 다른 것을 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감독님이 '언제 내 말 듣냐'고 웃으며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했다. 제가 리드하는 키스라 박력 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드라마 마지막회는 검사 문희만의 타살 암시를 하며 끝났다. 호불호가 갈렸던 결말, 배우 최진혁의 생각은 어땠을까.

최진혁은 "문희만이 죽는 것"이라고 단정하며 "(최민수가) 마지막까지 멋있게 돌아가려고 설정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드라마가 현실적인 것을 많이 반영을 하고 있어 그러한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건 아닌가 싶다. 씁쓸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백진희부터 최민수까지…최진혁의 파트너들

백진희와 최민수는 '오만과 편견' 속 최진혁의 파트너들이다. 백진희는 최진혁과 달달한 로맨스를 드라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핑크빛 설렘을 선사했다. 문희만 검사 역의 최민수는 때로는 대립 관계로, 때리는 함께 하는 동반자로 팽팽한 긴장감을 안겼다.

최진혁은 백진희에 대해 "둘 다 여유가 없었다. 서로 너무 잘해야 됐다. 극중 무겁고 진지한 상황이 많다보니 분위기를 풀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제가 풀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보니 장난도 많이 치고 껄렁껄렁하게 굴었다"고 웃었다.

최민수는 그야말로 좋은 선배이자 좋은 스승이었다. 최진혁은 휴대폰을 꺼내 최민수가 보내온 장난스러운 사진과 연말께 보내온 영상 메시지를 보여줬다. 그는 "김진민 감독과 최민수 선배님은 저를 바꿔준 사람들"이라며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진혁은 "최민수 선배님이 허세가 많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말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해고 편견이다. 이만큼 열정있는 연기자를 보기 힘들다. 공연하듯 연기를 했고, 진심을 다해 집중을 했다. 그래서 다들 좋은 연기가 많이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에 대한 본질을 올바르게 깨우쳐줬다. 내가 그동안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려고 노력했구나. 최대한 비슷하게 흉내내려고 노력했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 배우로서 겉멋이 많이 없어진 것 같고, 연기자에 대한 올바른 경로를 찾은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3월께 군 입대, 마음껏 쏟아냈으니 후회 없다"

최진혁에 군 입대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오만과 편견'은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 최진혁은 "2월에 영장이 나오면 아마도 3월쯤 입영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혁은 군 입대를 놓고 여러 번 화제가 되고 있는 것에 멋쩍음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10년 내내 군 입대가 스트레스였다. '빨리 가야하는데'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가야하는 거지만, 늦게 가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다. 왜곡되는 것을 보면서 진작 갔다올 걸 싶다고 생각했다. 19살 친구와 동반 입대를 지원했는데 그 때 안 간게 한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군 생활에 대한 걱정은 없다. 그는 "원래 남자들의 세계에서 잘 지내는 편이다. 리더십도 있고, 남자들과 잘 지낸다. 운동을 좋아하니까 훈련도 잘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집단 생활 하면 책임감이 세지는 편이라 군 생활에 대한 걱정은 크게 없다"면서도 "그래도 가봐야 알겠죠"라며 웃었다.

최진혁은 또 "'오만과 편견'을 하면서 백진희나 이태환, 최우식이 모두 한마디씩 했던 것 같다. 농담삼아 놀리듯이 '면회갈게' 했다. 장난삼아 '걸그룹 데려올거 아니면 면회 오지 말라'고 했다"고 특유의 장난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장혁은 군대가 배우로서 숙성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최진혁도 군대가 배우 생활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최진혁은 배우라는 직업이 보이지 않는 힘으로 만들어내는 직업이다. 그 안에 쌓이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2년 동안 군 생활을 하다보면 쌓이는 내공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혁의 표정은 밝았다. 여유가 있었고, 편안해 보였다.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을 잘 마친 그는 지난 10년을 돌이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후회하지 않아요. '로맨스가 필요해' '구가의서'를 하기 전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나름대로 공부해왔고, 군대 가기 직전에 마음껏 쏟아냈고 치열하게 연기했으니 만족합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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