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1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1차전 한국과 오만의 경기, 최고의 1분은 후반 12분에 등장했다.
전반 초반부터 한국 대표팀 선수 중 가장 절실한 마음으로 뛰는 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의 움직임과 표정에는 절실함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강렬한 투지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구자철(마인츠)이었다.
구자철은 대표팀의 핵심 선수지만 최근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아시안컵 직전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부진하자 비난의 대상이 됐다. 구자철은 주장 완장도 넘겨줘야 했고, 주전 경쟁에서도 남태희(레퀴야)에게 밀릴 것만 같았다.
그런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을 여전히 신뢰했다. 예상과 달리 구자철은 이날 오만전에 선발로 나섰다. 구자철은 자신을 향한 비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자신의 절실함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자신에 대한 평가를 다시 받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뛰었다.
한국의 기회는 구자철로부터 나왔다. 전반 5분 구자철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한국의 첫 공격 시도였고, 구자철의 슈팅은 날카로웠다. 전반 35분에도 구자철은 기성용의 롱패스를 받아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전반 추가시간 터져나온 조영철의 선제골은 사실상 구자철이 만들어냈다. 구자철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달려들던 조영철이 문전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이 결승골이 됐고, 한국은 1-0 승리를 거뒀다.
구자철은 사실상의 도움과 같은 플레이로 대표팀에 귀중한 선제골을 선사했지만, 이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구자철은 더 큰 힘을 대표팀에 보태고 싶었다. 구자철의 절실함은 변하지 않았고, 후반에도 구자철은 여전히 모든 것을 걸고 사력을 다해 뛰었다.
그리고 후반 12분, 이번 경기 '최고의 1분'이 등장했다. 아크 왼쪽에서 올라온 박주호의 크로스, 뛰어들며 정확하게 자리를 잡은 구자철은 문전에서 회심의 헤딩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만 알리 알 합시 골키퍼의 동물적인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그러자 구자철은 아쉬움에 '포효'했다. 구자철은 아쉬움을 참지 못하며 왼쪽 골포스트를 오른발로 강하게 가격했다. 구자철의 심경, 절실함, 투지가 느껴지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구자철은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골을 넣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분명한 것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구자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도, 구자철에 대한 평가도 오만전 한 경기로 달라졌다. 구자철의 절실함과 투지는 한국 대표팀에 큰 힘이 됐다. 예전 모습으로 돌아온 듯한 구자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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