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가족 안에 첩보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지난 9일 KBS2 금요드라마 '스파이' 1,2회가 방송됐다. 기본적으로 가족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부부 그리고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서 오는 따뜻함을 잘 표현했고, 여기에 스파이라는 소재를 가족 안에 끌고 들어와 긴장감을 줬다. 50분짜리 2회가 방송됐지만 지루할 틈 없이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
시작부터 강렬했다. 1회는 국정원 요원 선우(김재중)가 중국에서 임무를 수행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이 때 북한 공작원 기철(유오성)이 등장해 선우를 살려주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혜림(배종옥)은 슈퍼맘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인물임이 암시됐고, 선우의 여자친구 윤진(고성희) 역시 뭔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각 캐릭터와 극의 전체적인 흐름이 깔끔하게 잘 표현돼 이후 빠른 전개에도 안정감이 있었다.
기철이 혜림의 집을 찾아오면서 드러나게 된 혜림의 과거와 이들이 집 안에서 벌이는 격투신은 눈길을 사로잡았고, 자신의 정체를 가족들에게 알리겠다는 기철의 협박에 그의 부탁을 들어줘야만 하는 혜림의 고뇌는 마음에 와 닿았다. 결국 그의 요구대로 운반했던 가방이 폭발을 하면서 위기에 처하게 된 혜림의 모습은 안타까웠다.
남파 공작원 조수연(채수빈)의 탈출과 추격신, 그녀를 취조하는 선우의 카리스마, 그리고 기철과 관련해 뭔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김현태(조달환)의 사연 등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선우와 그의 여자친구 윤진(고성희)의 '달달한 케미'는 또 다른 재미 요소다. 카페에서 체한 윤진의 손을 주물러주는 선우, 교통사고로 자신의 동료가 죽은 후 악몽에 시달리는 선우와 그를 바라보는 윤진, 그리고 서로를 걱정하며 볼을 어루만지는 등의 장면에서 두 사람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스파이'가 특별한 지점은 가족극의 요소와 로맨스적인 부분까지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것에 있고, 그 동력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 설정과 군더더기 없는 전개다.
'스파이'는 혜림이 선우가 국정원 요원이라는 것을 몰랐다가 2회 말미에 기철을 통해 알게 됐고, 선우는 혜림이 전 북한 측 요원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또 윤진은 뭔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때문에 이들의 관계 속에선 묘한 긴장감이 감지되고, 따뜻하고 달달한 장면도 평범하지가 않다.
선우는 자신의 동료를 죽인 기철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의 엄마 혜림은 아들을 지키기 위해 기철의 요구를 따라야만 한다. 선우가 사랑하는 윤진은 기철 측 요원일 지도 모를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선우의 선임 형태는 기철과 악연이 있는 듯하다. 이처럼 얽히고 설킨 관계는 '스파이'가 앞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요소다.
1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스파이' 1회는 8.5%(이하 전국 기준), 2회는 7.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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