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하고싶은 것은 불펜, 하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불펜 체질인 LG 트윈스 임정우(24)는 팀을 위해서는 어떤 보직이라고 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LG는 선발 투수진에 공백이 생긴 상황이다. 지난해 선발투수 3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것. 우규민과 류제국은 수술을 받았고, 신정락은 군입대했다. 우규민은 아슬아슬하게 개막전까지 선발진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류제국은 개막 후 한 달 정도 공백이 예상되고 있다.
누군가 선발진의 공백을 메워줘야 LG의 시즌 초반이 순탄할 수 있다. 임정우가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임정우는 지난해 양상문 감독에게 5선발로 낙점받아 선발 마운드에 자주 올랐다.
문제는 임정우가 선발보다는 불펜으로 등판할 때 성적이 월등히 좋았다는 사실. 선발로 나선 10경기에서는 1승5패 평균자책점 6.52(38.2이닝 28자책)를 기록했지만 불펜 등판한 15경기에서는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6(34.2이닝 6자책)의 성적을 남겼다.
임정우 스스로도 선발보다는 구원 보직을 선호한다. 성적도 더 좋았고 불펜 투수로서 나름대로의 목표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정우는 "아직 보직에 대해 확실히 전해들은 얘기는 없다"며 "하고싶은 것은 불펜투수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선발로도 뛸 각오가 돼 있다"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LG의 강한 불펜에서 필승조로 자리를 잡는 것이 임정우의 개인적인 목표였다. 임정우는 "불펜에 같은 오른손 투수로 (이)동현이 형, (유)원상이 형, (정)찬헌이 형 같은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경쟁이 두렵지는 않다"며 "하지만 팀 사정상 내가 선발로 가야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도 고민이 많다. 임정우가 불펜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임정우만큼 선발 공백을 잘 메워줄 투수도 없다. 양상문 감독은 임정우가 장기적으로는 선발투수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임정우도 선발 투수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동갑내기 친구 넥센의 문성현이 지난해 선발로 9승을 올린 것은 자극제가 됐다. 임정우는 "친구가 선발로 잘하는 것을 보니 부러운 생각도 들더라"고 말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불펜 투수로서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점. 임정우는 "불펜 필승조가 목표였는데 아직 그 타이틀을 얻지 못한 것이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보직에서도 던질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는 일"이라고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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