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까. 2015시즌 프로야구는 '왕조'를 구축한 삼성 라이온즈의 독주를 누가 막느냐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은 해태 타이거즈(현 KIA), 현대 유니콘스, SK 와이번스 등 앞서 왕조를 구가했던 팀들이 세운 업적을 이미 훌쩍 뛰어 넘었다.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 2011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4년 연속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철옹성을 쌓은 삼성은 올 시즌에는 그 누구도 넘보기 힘든 5연속 통합우승에 도전장을 냈다.
▲공격력은 이상무. 마운드는 의문부호
삼성은 올 시즌 마운드의 색깔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들 중에서 윤성환, 안지만(이상 투수)과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 마운드의 간판 노릇을 해왔던 배영수와 중간계투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권혁을 놓쳤다. 두 선수는 모두 한화 이글스로 FA 이적했다.
또한 통합 4연패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외국인투수 릭 밴덴헐크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마운드의 주축 세 선수가 한꺼번에 빠진 부분은 분명 마이너스 요인이다. 그자리가 허전할 수 있다.
밴덴헐크가 맡았던 1선발 자리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선발 자원 배영수를 잃었다는 점은 투수진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장기레이스인 정규시즌에서는 더욱 그렇다. kt의 가세로 10구단 체제가 된 올 시즌엔 경기 수도 기존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었다.
권혁을 대신할 좌완 불펜 자원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해에도 큰 위기를 너끈히 넘긴 경험이 있다. 최고 마무리 오승환(한신)이 빠진 빈자리를 다른 선수들이 잘 메우며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올해도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저력이 있다.
공격력은 여전하다. 삼성은 지난해 팀 타율 3할을 넘겼다(3할1리). 탄탄한 마운드와 함께 막강 타선은 4연속 통합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톱타자 노릇을 톡톡히 한 야마이코 나바로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나바로 효과는 올해도 현재진행형이다. 나바로의 잔류는 두 자릿수 승수가 가능한 투수를 데려온 것과 맞먹는 가치가 있다.
정신적 지주 이승엽이 어떤 성적을 내느냐도 팀 성적과 연결된다. 그는 지난해 나이를 잊은 활약을 보여줬다. 127경기에 나와 타율 3할7리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이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을 올해도 이어간다면 류중일 감독과 팀에게는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다. 이승엽이 20홈런 정도만 쳐주면서 꾸준히 타선을 지켜주기만 해도 타선의 무게감은 유지될 수 있다.
게다가 최형우, 박한이, 박석민, 김상수 등 상하위 타선의 짜임새는 어느 팀 부럽지 않다.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박석민이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타선의 폭발력을 더욱 위력적으로 만들 여지도 있다.
▲아킬레스건 분명히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삼성을 뛰어넘는 팀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지난해 준우승팀 넥센 히어로즈가 대항마로 꼽히고 있지만 삼성의 투타 밸런스는 넥센을 비롯한 9개 구단을 앞선다과 봐야 한다.
물론 삼성도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주축 멤버의 노쇠화가 그렇다. 불혹의 안방마님 진갑용을 비롯해 이승엽, 박한이, 채태인 등 모두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 마운드에서 최고참인 임창용은 이승엽과 같은 1976년생으로 구위가 전성기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삼성은 베스트 라인업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백업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기회가 적은 편이다. 주전 멤버들이 부상으로 빠질 경우 이를 대신할 대체 자원들의 기량은 격차가 있다.
좌타자 위주인 타선도 개선해야할 부분으로 꼽힌다. 박석민, 김상수 등을 제외하면 상대 투수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우타자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런 고민 때문에 류 감독은 좌타자인 박해민에게 우타 변신을 주문했다. 박해민이 앞으로 있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우타석 적응이 순조롭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 우타 자원인 김태완과 김헌곤 그리고 FA 자격을 얻어 팀 잔류를 선택한 조동찬이 좀 더 분발해야 한다.
밴덴헐크를 대신할 외국인투수가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자칫 시즌 초반부터 꼬일 수도 있다.
여기에 임창용이 맡았던 마무리 자리도 두 번째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임창용은 국내 복귀 첫 시즌이던 지난해 31세이브를 올리며 손승락(넥센)에 이어 구원 부문 2위를 차지했으나 불안한 구석도 있었다. 평균자책점은 5.84로 높았다. 블론세이브도 9개를 기록했다. 류 감독의 올 시즌 가장 큰 고민은 마무리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임창용을 제외하고 지난 시즌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안지만, 김건한, 김기태, 백정현 등 4명이 있지만 모두 각각 1세이브씩을 올렸을 뿐이다. 주로 셋업맨 역할을 맡았던 안지만의 역할 확대, 그리고 '퓨처스(2군)리그의 오승환'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현우의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