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외형상 최강의 선발로테이션을 구축했다. 그러나 뜯어보면 불안요소가 적잖이 자리잡고 있다. 두산 베어스 투수진의 2015년은 희망과 우려가 뒤섞인 '안개국면'이다.
두산은 29일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15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이로써 객관적인 전력상 10개 구단 가운데 상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선발 전원 10승' 노린다
선발로테이션의 5명 전원이 두자릿수 승리가 가능한 자원으로 꾸려졌다. 니퍼트를 비롯해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의 주인공 유희관이 건재하다. 여기에 지난 시즌 중반 합류한 뒤 안정감 있는 피칭을 선보인 미야도 복귀한다. 무엇보다 이번 겨울 FA 최대어 가운데 한 명인 장원준이 합류한 건 화룡점정이다. 장원준의 가장 큰 강점은 기복없는 꾸준함. 최근 1군 무대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로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희망대로만 풀린다면 10승과 170이닝이 가능한 투수만 4∼5명이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최강의 선발진'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두산이 기대하는 '꿈의 로테이션'이 탄생하는 것이다.
◆부상에 기복…불안요소도 가득
유희관의 경우 기복없는 꾸준한 투구가 요구된다. 지난 시즌 4월과 8∼9월 특급 피칭을 선보였지만 5∼7월에는 6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177.1이닝 동안 무려 안타 202개를 허용한 요인이었다.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3명 가운데 최다 피안타였다. 지난해 8월 합류한 뒤 11차례 등판한 게 전부인 마야는 아직 구위와 경기운영에서 불안요소가 있다. 최근 2년간 니퍼트와 함께 한 또 다른 외국인 투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시즌 중반 고비를 넘지 못하고 퇴출된 점도 부담이다.
4년 84억원이란 거액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은 '몸값을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이 쏠리는 만큼 조금만 부진이 길어지면 엄청난 역효과도 예상된다. 잘 하면 '당연하다'는 반응이, 못하면 비난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화끈한 지원…김태형 감독 어깨 무겁다
이제 공은 현장에게 넘어갔다. 두산 프런트는 예전에 볼 수 없던 화끈한 투자로 코칭스태프를 지원했다. 공식적으로 발표한 금액만 장원준과 니퍼트 2명을 합쳐 100억원이다. 이번 겨울 새롭게 사령탑을 맡은 김태형 감독의 어깨가 꽤 무거워지게 됐다.
관건은 선발진의 나머지 한 자리, 그리고 불펜이다. 노경은을 선발투수로 계속 기용할지 아니면 선발 복귀를 희망하는 이현승을 밀어줄지는 두고봐야 한다.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제3의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용찬(군입대)과 정재훈(롯데, 보상선수)이 빠진 마운드의 '뒷문'도 골칫거리다. 고만고만한 투수는 많지만 확실하게 경기를 틀어막아줄 인물이 부재한 상황에서 대안을 찾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불펜투수들의 보직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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