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한국 영화계의 2014년은 굵직한 존재감의 톱스타들이 공백을 깨고 스크린에 나선 해였다. 군 복무 후 본격적인 컴백을 알린 배우들, TV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다 오랜만에 영화계로 돌아온 스타들이 반갑게 관객을 만났다.
연초부터 극장가 기대작으로 꼽혔던 영화 '역린'은 지난 2010년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톱스타의 위치에 올랐던 배우 현빈의 연예계 복귀작으로 화제가 됐다. 군 입대 전 영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2011)와 '만추'(2011)로 물 오른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현빈이 공백을 깨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에 기대가 쏠렸다.
TV 드라마에서 숱한 히트작을 내놨던 이재규 PD의 영화 연출 데뷔작이기도 했던 '역린'에서 현빈은 암살의 위협에 둘러싸인 왕 정조로 분했다. 영화는 조선시대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왕을 죽이려는 자와 살리려는 자, 살아야만 하는 자의 엇갈린 운명을 그렸다. 정유역변을 모티프로 했다.
지난 4월 개봉한 영화는 드높았던 기대보다는 낮은 흥행 성적을 기록,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현빈은 그간 숱한 콘텐츠들을 통해 재현됐던 정조를 그만의 색깔로 그려냈다는 평을 얻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도전한 사극 연기에서도 안정적인 톤을 유지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 7월 개봉작인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는 군 제대 후 처음으로 장편 상업 영화를 통해 본격적인 컴백을 알린 배우 강동원의 귀환으로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브라운관 청춘 스타로 시작해 영화계에서 차근 차근 필모그라피를 쌓아 온 강동원은 어느덧 영화계 톱스타의 자리에 선 인물. 그는 군 입대 전 선보였던 '초능력자'(2010) 이후 '군도'를 통해 4년 만에 충무로에 돌아왔다.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 활극을 그렸다. 충무로 스타 감독으로 떠오른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개성 또렷한 감독에 톱배우 강동원, 하정우까지 뭉쳐 여름 성수기 최고 대작으로 손꼽혔던 '군도'에서 강동원은 탐관오리의 서자이자 백성의 적인 조윤 역을 연기했다.
영화가 소위 말하는 '대박 흥행'을 이루진 못했지만, 데뷔 이래 가장 강렬한 악역 캐릭터를 소화한 강동원의 존재감에는 박수가 쏟아졌다. 이후 강동원은 영화 '두근 두근 내 인생'으로 또 한 번 관객을 만났다. 신작 '검은 사제들(가제)'의 출연 역기 앞두고 있어 쉼 없는 활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브라운관을 누벼 온 배우 송승헌은 영화 '무적자'(2010) 이후 4년 만에 한국 영화계에 돌아왔다. 격정 멜로 장르의 '인간중독'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선보인 그는 색다른 도전을 통해 연기의 외연을 넓혔다. '인간중독'은 그간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2012), '닥터 진'(2012), '마이 프린세스'(2011) 등 TV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그가 오랜만에 영화계를 누비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인간중독'은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달아 가던 1969년,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하관계로 맺어진 군 관사 안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비밀스럽고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 송승헌은 극 중 모두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엘리트 군인 진평 역을 맡았다. 부하 우진(온주완 분)의 아내 종가흔 역을 맡은 신인 배우 임지연과 격정적인 멜로를 펼쳤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였음에도 불구, '인간중독'은 지난 5월 개봉해 144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 2013년 12월 개봉해 2014년 초 극장가를 달군 영화 '용의자'에선 배우 공유의 화려한 복귀가 단연 돋보였다. 지난 2011년 영화 '도가니'로 흥행 파워를 입증했던 그는 이후 KBS 2TV 드라마 '빅'을 통해 시청자를 만나기도 했다. '용의자'로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그는 조국에게 버림받고 가족까지 잃은 채 남한으로 망명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로 분했다.
공유는 '용의자'를 통해 달콤하고 부드러운 '로맨틱남' 이미지를 단숨에 벗어던졌다. 탄탄한 근육과 숨 돌릴 틈 없는 액션 연기는 그간 예상치 못했던 공유의 모습을 한 눈에 확인케 만들었다. 현재 공유는 전도연과 함께 출연하는 영화 '남과 여'를 작업 중이다.
톱 여배우들 중에선 신민아의 활약이 돋보였다. 영화 '10억'(2009) 이후 5년 만에 영화 '경주'와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스크린에 돌아온 신민아는 각 작품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장률 감독의 '경주'에서 묘한 매력의 여인 공윤희 역을 맡아 성숙한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통해선 코믹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돌아와 흥행까지 거머쥐었다.
영화계 컴백이 기다려지는 스타들은 더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숨을 고르고 있는 배우 유승호, SBS 드라마 '비밀의 문'을 통해 제대 후 빠르게 연기에 복귀한 이제훈이 대표적이다. 입대 전 인기를 누리며 팬덤을 형성했던 이들은 전역과 동시에 영화와 드라마계에서 쏟아지는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이제훈은 '늑대소년' 조성희 감독의 신작 '명탐정 홍길동(가제)'을 작업 중이다. '국민 남동생'에서 어엿한 청년이 돼 돌아온 유승호는 영화 '조선마술사'를 컴백작으로 고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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