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좌완 장원준에 대한 보상선수로 9일 정재훈을 선택했다. 그런데 롯데의 정재훈 영입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물론 롯데는 보상선수 일순위로 투수를 고려했다. 젊은 투수를 지명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런데 롯데는 30대 중반 베테랑 투수인 정재훈을 데려갔다.
마운드 보강은 필요했다. 롯데는 이번 FA 시장에서 장원준 외에도 베테랑 김사율(kt wiz)까지 2명의 투수를 잃었다. 믿음직한 선발 자원 장원준의 이탈도 문제였지만 최근 수 년간 마무리와 중간계투는 물론 선발로도 뛰었던 전천후 투수 김사율의 빈자리도 컸다.
특히 2015시즌에는 10구단 kt wiz가 1군리그에 참가하기 때문에 정규시즌 경기수가 종전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난다. 확실한 선발 로테이션과 함께 마운드의 탄탄한 허리를 구성해야 장기레이스를 무리없이 끌고 갈 수 있다.
1980년생인 정재훈은 내년이면 만 35세, 프로 13년차를 맞는 베테랑이다. 롯데로선 김사율의 난 자리를 정재훈으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믿고 쓰는 두산 출신 투수라는 프리미엄도 한몫했다. 롯데는 지난 2012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김성배를, 그리고 지난해 홍성흔의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김승회를 각각 두산에서 데려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롯데로 이적해 쏠쏠한 활약을 해줬다. 김성배는 올 시즌 부상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 3시즌 동안 롯데 불펜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됐다.
양승호 전 감독이 구성한 '양떼불펜'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으며 2012년 69경기에 나와 3승 4패 2세이브 14홀드를 기록했다. 김시진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김성배는 계속 중용됐다.
그는 지난해에는 마무리 역할까지 맡으며 58경기에 출전, 2승 4패 31세이브 4홀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46경기에 등판해 1승 4세이브 11홀드라는 성적을 냈다.
김승회 역시 지난 두 시즌 동안 롯데 마운드에서 꼭 필요한 선수가 됐다. 이적 첫 해인 2013년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53경기에 나와 4승 7패 2세이브 8홀드를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뒷문을 단속하며 1승 2패 20세이브 4홀드를 작성했다.
이런 가운데 정재훈의 가세는 분명히 롯데 마운드에는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종운 감독 체제로 2015시즌을 시작할 롯데는 아직 투수진 운용의 밑그림이 나오진 않은 상황이다.
재계약 의사를 전달한 크리스 옥스프링의 팀 합류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쉐인 유먼(한화 이글스 계약)을 대신할 새로운 외국인투수 한 자리도 비어있다. 그리고 마무리 보직도 아직까지는 의문부호다. 김승회가 올 시즌에 이어 계속 마무리를 맡을 수도 있고 소방수로 뛴 경험이 있는 김성배나 또 다른 베테랑 정대현이 뒷문을 단속할 수도 있다.
정재훈 역시 마무리 후보로 충분히 꼽을 수 있다. 그는 올 시즌 두산에서 중간계투로 주로 나왔지만 프로 통산 137세이브를 기록할 정도로 마무리투수로 뛴 경험이 풍부하다. 만약 정재훈까지 롯데에서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믿고 쓰는 든든한 두산 출신 투수 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롯데가 정재훈을 지명한 것도 바로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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