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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보다 내용이 문제 "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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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보강 위해 시몬 위치 이동은 '고육지책', 원하는 방향 아냐

[류한준기자] OK저축은행은 5일 현재 8승 4패 승점 23으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괜찮은 성적이다. 그런데 1라운드에서 보여준 기세와 비교해선 조금 힘이 빠진 듯하다.

2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는 모두 상대에게 내줬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그 부분이 걱정이다. 경기를 치르다보면 승패의 명암이 엇갈리는 건 당연하다. 상승세를 탈 수도, 하향세를 겪을 수도 있다. 문제는 경기 내용에 있다.

김세진 감독은 올 시즌 2패째를 당했던 지난 11월 20일 삼성화재전이 끝난 뒤 "잘 진 경기"라고 했다. 승부에선 밀렸지만 선수들이 배울 점이 분명히 많았던 경기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11월 27일 현대캐피탈과 지난 3일 한국전력전 패배는 김 감독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승패 결과를 떠나 경기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은 이 두 경기에서 충분히 상대를 꺾을 수 있었다.

자체 범실로 무너진 셈이었기에 김 감독은 걱정이 많다.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시몬이라는 걸출한 외국인선수를 영입해 '해결사' 역할을 맡겼고 분명 시몬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배구는 단체 종목이다. 특정 선수 한 명에게만 의지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단기전 승부라면 모를까, 장기 레이스인 정규시즌에서는 그렇지 않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 전부터 팀이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자 이런 점을 경계했다. 그는 "지난 시즌 간신히 최하위를 면한 팀"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OK저축은행은 최근 패한 두 경기에서 높이에서 밀렸고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다. 현대캐피탈, 한국전력전에서 상대보다 블로킹 숫자가 적었다. 한국전력전에서는 팀 전체 리시브 성공률이 61.90%로 상대가 기록한 57%보다 높았으나 고비에서 수비가 불안해진 부분이 문제가 됐다.

김 감독은 "상대 목적타 서브에 두 명의 리베로가 맥없이 흔들리더라"고 아쉬워했다. OK저축은행은 선수들 대부분이 많아야 이제 프로 경력 2년차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다 보니 위기나 접전 상황에서 이겨내거나 버티는 힘이 모자랄 때가 있다.

김 감독은 "센터인 한상길과 김규민이 좀 더 힘을 내줬으면 한다"고 했다. OK저축은행은 2라운드가 마무리된 현재까지 팀 블로킹 부문에서 세트당 평균 2.208개로 6위에 머물고 있다. 블로킹과 오픈 공격(7위)을 제외하고 이렇게 순위가 뒤로 밀린 항목은 없다.

아이러니한 건 최고의 센터로 꼽히는 시몬이 팀에서 뛰고 있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시몬을 원래 자리에 고정하는 방안을 당연히 검토했다"며 "그러나 현재 팀 사정상 그런 방법을 선택하는 건 '고육지책'과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 시몬이 빠진 라이트 자리에 강영준 혼자로는 정규시즌 일정을 소화하기가 버겁다. 그리고 팀 공격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려면 아무래도 시몬이 센터보다는 라이트에서 뛰는 게 더 낫다.

한편 OK저축은행은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3라운드를 시작한다. 김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2라운드에서 당했던 0-3 패배를 되갚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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