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화재 황동일은 공격형 세터로 불린다. 그는 신인 시절부터 과감한 2단 공격과 패스 페인팅을 즐겨 썼다.
황동일은 세터치고는 큰 키(194cm)에 속한다. 그래서 신장을 이용한 블로킹 능력도 꽤 있다. 그러나 공격에 신경을 쓰는 나머지 종종 세터 본연의 임무인 토스가 흔들리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그런데 황동일이 세터가 아닌 라이트로 코트에 나왔다. 4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전에서 라이트로 활약하는 황동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이트는 김명진인데 교체 카드로 (황)동일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황동일의 라이트 카드는 낯선 일은 아니다. 신 감독은 "팀 연습 때 그리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중국 전지훈련에서 시험 가동해봤다"고 했다.
또한 신 감독은 "서브와 수비 능력 그리고 2단 연결에서 동일이가 (김)명진이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황동일은 라이트로 뛴 경험이 있다. 평촌고 재학 시절 세터와 라이트를 겸했다. 그렇지만 라이트로 뛰어본 시간은 꽤 지났다. 경기대에 세터로 스카우트 됐고 LIG 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을 거쳐 삼성화재로 이적하는 동안 늘 세터로 뛰었다.
황동일이 라이트로 나서게 된 것은 팀의 주전 라이트 박철우가 군입대하는 바람에 이뤄진 일이다. 그는 1라운드 때인 지난 11월 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전에서 V리그 무대에서 처음 라이트로 나선 바 있다.
황동일은 당시 2세트 5-6으로 리드 당한 상황에서 박철우와 교체돼 코트에 나왔다. 당시엔 라이트로 공격 득점을 기록하진 않았다. 3세트부터는 주전 세터 유광우를 대신해 원포인트 블로커로 투입됐다.
황동일은 이날 1세트 11-1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김명진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그는 16-18에서 유광우의 토스를 받아 퀵오픈 공격을 시도, 이날 첫 공격 득점을 뽑았다.
황동일은 이날 9점, 공격성공률 57.14%를 기록하며 선발 라이트로 나온 김명진(1점)과 비교해 출전시간도 많았고 더 나은 성적을 냈다. 삼성화재는 54점을 폭발시킨 주포 레오의 맹활약에 황동일의 공격 보조를 더해 3-2로 한국전력을 물리쳤다. 황동일의 라이트 기용은 신 감독이 고민 끝에 내세운 카드이긴 하지만 어쩌면 묘수가 될 수도 있고 김명진에 대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황동일의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은 LIG 손해보험 시절이던 지난 2009-10시즌 KEPCO45(현 한국전력)과 맞대결에서 나왔다. 2010년 1월 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황동일은 전위 공격 6점, 블로킹 5점, 서브 1점으로 12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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