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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 이돈구 감독 "송일국, 노개런티 출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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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3억, 김영애·도지원·김소은 쟁쟁한 출연진 '눈길'

[권혜림기자] 전작 '가시꽃'으로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냈던 이돈구 감독이 신작 '현기증'으로 관객을 만난다. 저예산 영화임에도 완성도 있는 연출과 쟁쟁한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 작품이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첫 선을 보였던 '현기증'은 오는 11월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현기증'(감독 이돈구/제작 한이야기 엔터테인먼트)은 어머니와 두 딸, 사위가 함께 살던 집에 어느날 불어닥친 사건으로 시작한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의 실수로 첫 딸 부부가 갓 얻은 아이가 생명을 잃고, 평화로워보였던 가정에는 비극이 시작된다. 배우 김영애가 어머니 순임으로, 도지원이 첫째 딸 영희로 분했다. 김소은이 막내 꽃잎을, 송일국이 영희의 남편이자 순임의 사위인 상호를 연기했다.

영화의 제작비는 3억 원. 넉넉하지 않은 예산으로 완성됐다. 그럼에도 탄탄한 연기력에 스타성까지 갖춘 배우들이 주연진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삼둥이 아빠로 국민적 관심을 얻고 있는 배우 송일국은 크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단숨에 수락한 케이스였다.

이돈구 감독은 조이뉴스24와 만나 "제작사 대표가 직접 투자를 했으니 작업 전부터 영화가 중간에 엎어질 걱정이 없었다"며 "시나리오를 3개월 간 썼고 캐스팅에도 3개월이 걸렸다. 빠르게 진행됐다"고 알렸다.

"송일국 선배가 가장 먼저 출연을 결정했어요. 사석에서 만났는데 처음엔 송일국이라는 배우에 대해 강인한 이미지만 가지고 있어 캐스팅에 대한 생각이 없었죠. 그런데 소탈하고 꾸밈 없는 사람이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이 분이 해 주신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시나리오를 드렸더니 '하겠다'고 답이 빨리 왔어요. 비중이 작다고 이야기했는데도,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는 분이더라고요."

영화의 예산이 3억 원이었으니, 김영애와 도지원, 김소은과 송일국 등 이름난 배우들이라 해도 결코 넉넉한 출연료를 건넬 수는 없었다. 사실상 모든 배우들이 진행비 수준의 금액만 받고 영화에 참여했다. 좋은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 전작으로 입증된 감독의 역량이 배우들을 끌어모은 셈이었다.

송일국은 진행비마저도 고사했다. 이돈구 감독은 "고마운 마음"이라며 "송일국 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개런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작품, 하고 싶은 연기를 하려는 갈망이 있는 분들이었다"고 떠올렸다. "이번엔 배우들이 다 했다. 고맙게도 운이 좋았다"고도 말했다.

'현기증'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배우 김영애의 연기가 뿜어내는 폭발력에 감탄할 만하다. 영화 '변호인' '카트' '우리는 형제입니다' 등으로 쉼 없는 작업을 이어 온 배우 김영애는 영화의 시작과 끝을 강렬하게 장식하는 연기로 놀라움을 안겼다. 치매를 앓는 여인의 신경증적 행동, 광기가 엿보이는 눈빛을 소름돋게 그려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돈구 감독은 영화계 대선배인 김영애와 작업을 떠올리며 "캐릭터를 찾기 위해 갈구하는 배우"라며 "어느 신인 배우보다도 훨씬 큰 욕심이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된 김소은에 대해선 "여고생 역인데, 첫 미팅 때 교복을 입고 왔더라"며 "영화에서도 자기가 할 몫을 다했다"고 칭찬했다. 김소은이 연기한 꽃잎은 다른 여자 배역들과 비교해 영화의 중반까지 가장 평온하고 차분한 인물이다. 불을 뿜어내듯 히스테리컬한 연기를 선보인 김영애와 도지원 옆에서도 김소은은 묵묵히 제 연기를 소화했다.

"사실 김소은은 김영애 선생님과 도지원 선배의 연기를 옆에서 보며 뭔가를 더 하고싶었을 거예요. 하지만 튀지 않게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더라고요. 꼭 점쟁이처럼 눈치가 굉장히 빨라요.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잘 알고, 상대가 뭘 원하는지도 정말 빨리 아는 배우예요. 필요한 테이크가 가장 적은 배우였죠."

날선 연기를 펼친 도지원에 대해선 "착한 정도를 넘어, 배려심이 너무 큰 배우"라고 언급했다. 감독은 "영화 중반까지 모니터를 안하길래 원래 안 하는 배우인 줄 알았는데, 제게 방해가 될까 이야기를 못 한 거였더라"며 "감독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최대한 감독이 원하는 걸 해주고 싶어하는 배우였다"고 돌이켰다. 이어 "정말 힘든 연기라 예민해질 수도 있는데 웃으며 저를 대해주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전작인 '가시꽃'에 이어 이번에도 이 감독의 영화 전반엔 무거운 죄의식이 흐른다. 감독은 "죄의식에서 파생된, 공포와 같은 감정에 주목했다"며 "'가시꽃'에서 속죄와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엔 침묵, 그리고 서로 등을 지게 되는 무관심을 말했다는 점이 다른 코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인물들을 만들며 어머니와 누나 둘의 실제 성격을 조금씩 가져왔어요.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캐릭터를 잡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존 인물은 '논리 덩어리'잖아요. 각자 아픔들이 있고요. 사실 영희와 상호, 꽃잎 캐릭터는 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병을 앓았던 분들이 아닌 이상에야 순임을 이해하면 그건 비정상이겠죠. '말이 된다' '안 된다', '망상이냐 현실이냐' 순임의 행동에 대해 논쟁이 일었으면 좋겠어요."

'현기증'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돼 관객을 만났다. 오는 11월6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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