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가 시즌 최종전에서 NC 다이노스를 연장 12회 접전 끝에 잡고 다사다난했던 2014년 시즌을 마감했다. 두산은 17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28번째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선발 마야가 7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구원투수로 등판한 함덕주와 이용찬, 변진수, 장민익, 오현택도 제 몫을 했다.
1회초 NC가 나성범의 몸 맞는공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얻었다. 끌려가던 두산은 7회말 민병헌의 내야 안타 때 2루주자 최주환의 감각적인 주루플레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좀처럼 상대 투수진을 공략못한 양팀은 결국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12회말 1사 1·3루에서 김진형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이 힘겹게 승리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인 두산으로선 아쉬움만 가득한 시즌이 막을 내렸다.
◆투타 기대에 못미친 한 해
전반적으로 무기력했던 한 해였다. 승부처에서 번번히 무너지며 아쉬움을 남긴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 상위권으로 치고 나갈 시점, 중반 스퍼트를 해야 할 때 오히려 성적이 추락했다. 아시안게임 휴식 뒤 치른 시즌 마지막 잔여 일정 때도 오히려 힘을 내지 못했다. 이겨야 할 때 이기지 못하니 오히려 패수만 쌓였다.
시즌 내내 '뒷심 부족'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한 두산은 마지막 3번의 홈경기에서 2승1패를 거두며 그나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3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점, 투타 모두 보완해야 할 점이 상당하다는 지적을 피하지는 못했다. 유망주 배출도 주춤해져 이른바 '화수분 야구'도 재정비를 해야 할 시점으로 꼽힌다.
◆"올해는 60점"…송일수 '혹독한 캠프' 예고
송일수 두산 감독은 두산의 올 시즌을 "60점 정도에 불과하다"며 "80점은 넘어야 만족할 수 있는 시즌이다. 내년에는 80점을 넘도록 해보겠다"며 의욕을 나타냈다. 지난해 두산 2군을 거쳐 올 시즌 1군 지휘봉을 잡은 그는 "야수들 중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가 많고, 마무리 이용찬도 약물파동에도 나름대로 잘 했다. 중간투수들도 자리가 잡혔다"면서도 "아무래도 선발투수들이 부진한 게 아쉬움이다. 이들이 1∼2이닝만 더 던져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겨울 마무리 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 때 강훈련을 예고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내년에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송 감독은 "올해 문제점은 보완해야 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힘든 훈련이 될 것"이라며 "경험이 풍부한 선수라도 몸이 안 만들어진 선수는 데려가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희관·이현승·함덕주 '좌완풀 확대' 소득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무엇보다 당장 내년 시즌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이 가능한 다수의 왼손 투수 자원을 발굴한 것은 분명 소득이다. 우선 2년 연속 10승 투수로 자리매김한 유희관은 두산 선발진의 '넘버2'로 자리를 굳혔다.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한 번도 토레이션을 거르지 않으면서 시즌 30경기에 선발등판한 점이 눈에 띈다. 구위에 의존하는 투수가 아니어서 내년에도 꾸준한 피칭이 기대된다.
이밖에 시즌 막판 선발투수의 가능성을 다시 보여준 이현승, 불펜의 '레프티 스페셜리스트' 함덕주, 207㎝ 최장신 장민익도 눈여겨볼 투수들이다. 송 감독은 "이현승은 선발감이다. 기술적인 면은 됐다. 체력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며 "함덕주와 장민익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투수진을 재정비해 내년 시즌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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