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번트 2개가 승부를 갈랐다. 상대 선발 투수를 흥분시켜 무너뜨린 결정적인 번트였다.
LG 트윈스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5-2 대승을 거두며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점점 다가서고 있는 LG다.

3회말 선발 우규민이 두산 김현수에게 선제 투런포를 허용하며 0-2로 끌려가던 LG는 4회초 곧바로 승부를 뒤집었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두산 선발 마야는 최경철과 박경수의 번트 2개에 허무하게 역전을 내주며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1사 후 이병규(9번)가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손주인의 중전안타가 이어지며 1사 1,3루. 여기서 최경철이 기습적으로 번트를 시도한 것이 안타로 이어지며 3루 주자 이병규가 홈을 밟았다. 투수 마야와 1루수 오재일이 한꺼번에 타구를 향해 달려나오다 1루가 빈 것이 원인이었다.
LG는 흔들리기 시작한 마야를 상대로 집중력을 발휘했다. 오지환이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1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이어 정성훈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3-2 역전. 계속되는 1사 1,3루에서는 박경수가 또 다시 번트를 시도해 3루 주자 오지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LG의 예상 밖 플레이에 흥분했는지 마야는 3루 쪽 LG 벤치를 향해 뭔가를 이야기했다. 그러자 LG 양상문 감독이 마운드까지 걸어나와 마야에게 거칠게 항의했고,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오는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다행히 큰 불상사 없이 사태는 마무리됐지만, 두산 송일수 감독은 흥분한 마야를 강판시킬 수밖에 없었다.
마야가 강판한 뒤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LG 쪽으로 넘어갔다. 7회까지는 소강상태였지만 8회초 LG 타선이 대폭발을 일으키며 대거 10점을 추가했다. 경기는 LG의 대승으로 끝났고, LG는 5연승과 함께 4강 매직넘버를 줄였다.
LG 타선의 무시무시한 집중력이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그 시발점은 최경철과 박경수의 정확하고도 결정적인 번트 2개였다. 마야도, 두산도 번트 2개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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