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가 연장 11회 접전 끝에 정수빈의 끝내기 3루타를 앞세워 4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두산은 6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니퍼트 등 5명의 투수가 깔끔하게 이어던진 가운데 연장 11회초 상대 마무리 임창용을 무너뜨리며 5-1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원정 6연전을 2승4패로 마감했다. 잔여 경기가 9경기이고, 4위 LG와의 승차는 여전히 4경기차.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더욱 어려워졌지만 삼성에 강한 면모를 재확인한 점은 소득이었다.
초반부터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진 경기는 정규이닝이 끝날 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특히 5회까지 두 팀 타선은 상대 선발인 니퍼트(두산)과 마틴(삼성)의 호투에 무기력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타자들의 구장'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대구구장은 점수 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어렵게 선취득점에 성공한 팀은 두산. 팽팽한 0의 행진이 이어지던 6회초 상대 선발 마틴의 갑작스런 제구 난조에 편승해 균형을 깼다. 1사 뒤 정수빈이 1루수 앞 번트안타로 기회를 만들자 후속 최주환은 마틴의 볼 4개를 기다려 1사 1·2루. 다음 타자 민병헌 또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침착하게 7구째 볼을 기다려 걸어나갔다.
상황은 순식간에 1사 만루.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못던지던 마틴은 초구에 성급히 방망이를 돌린 김현수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 홍성흔 타석 때 또 제구가 흔들렸다. 먼저 스트라이크 2개를 잡은 그는 볼 3개를 내리 던져 위기에 몰린 후 10구 째에 그만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던져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두산의 1-0 리드.
니퍼트 공략에 번번이 실패하던 삼성은 6회말 곧바로 반격했다. 집중력 있는 공격으로 순식간에 점수를 내는 삼성의 강점이 재현됐다. 1사 후 박해민이 유격수 앞 번트안타로 출출루했다. 발빠른 박해민은 곧바로 박한이 타석 때 초구에 2루를 훔쳤고, 박한이가 좌전 안타를 때려내자 재빨리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 들었다. 박해민의 발로 만든 동점 점수였다.
이후 양팀 타선은 또 다시 침묵의 늪에 빠졌다. 두산은 7회 2사 1,2루 찬스를 후속타 불발로 무산시켰고, 8회에도 2사 뒤 홍성흔이 중전안타와 2루 도루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번에도 결정타가 불발됐다.삼성은 6회까지 티퍼트에게 끌려다닌 삼성도 7회와 8·9회 두산 불펜을 상대로 힘없는 타격으로 일관했다.
경기는 결국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삼성이 10회말 천금같은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진갑용의 좌전안타와 희생번트, 나바로의 우전안타로 조성된 1사 1,3루. 그러나 끝내기 찬스에서 들어선 박해민이 1루수 뜬공에 그쳤고, 박한이도 우익수 직선타로 물러나 경기는 계속 이어졌다.
무승부의 기운이 강하게 감돌던 경기는 11회에 승부가 갈렸다. 11회초 두산이 2사 후 한꺼번에 4점을 얻는 집중력을 오랜만에 보여줬다. 대타 김재환이 삼성 마무리 임창용으로부터 볼넷을 얻자 고영민이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이때 3·유간을 가르는 듯한 타구를 넘어지며 잡아낸 삼성 유격수 김상수가 2루수 나바로에게 던진 공이 우측 외야로 빠지면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해 2사 2·3루가 됐다. 후속 김재호는 침착한 선구로 볼넷을 얻어 만루 상황.
끝내기 찬스를 잡은 좌타석의 정수빈은 임창용을 두들겨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주자일소 3루타를 때려냈다. 우익수 박한이의 송구를 중간에 커트한 나바로가 방심하는 사이 정수빈은 홈까지 파고 들어 살았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5-1로 벌여졌다.
결국 두산은 9회부터 등판한 마무리 이용찬이 11회말 수비마저 안정적으로 막으면서 지긋지긋했던 연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