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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논란 속 금메달, 야구대표팀이 나아갈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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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면제 수단 비난 속 금메달 의미 퇴색, 대회 수준 맞춰 팀 꾸려야

[정명의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 류중일호가 마침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진땀나는 승부를 펼친 끝에 승리를 거두고 지난 2010 광저우 대회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다.

손쉽게, 거저 얻은 금메달은 아니다. 하지만 별다른 감동은 없었다. 결승전에서 8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것이 전부였다. 상대팀들이 너무 약했던 탓이다.

경쟁팀이라 할 수 있는 일본과 대만이 이번 대회에 최강의 팀을 구성하지 않을 것이란 정보는 진작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한국만은 프로야구 정규시즌까지 중단시키며 최정예 멤버를 뽑았다. 금메달을 따면 본전, 못 따면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본전치기밖에 되지 않는 승부에 총력전으로 뛰어든 것일까.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젊은 선수들의 병역면제가 걸려 있는 것이 솔직한 이유다. FA 기간을 단축하는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엄밀히 따져 군미필자, 예비 FA들에게는 금메달이 크게 남는 장사였다.

엔트리 구성 시점부터 미필자들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띄었다. SK를 제외한 9개 구단 군미필 선수들이 대표팀에 고루 포진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최강의 전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최강의 전력을 구축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이기기 위해서다. 이기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금메달을 따 국가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과연 이번 금메달이 한국 야구의 명예를 높였다고 볼 수 있을까.

한국 야구의 명예를 높이는 것은 세계 속 강자들과의 경쟁을 통해 가능하다. 지난 2006년 제1회 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은 그런 조건이 갖춰져 있었다. 미국을 포함 북중미의 강호들이 대거 참가했고, 이웃나라 일본 역시 최고의 전력으로 대회에 임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아니다. 일본은 사회인야구 선수들을 참가시키는 것이 전통처럼 이어지고 있고, 대만도 이번 대회에 미국 마이너리거에서 뛰는 신진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꾸렸다. 프로야구 리그가 중단된 것도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과 대만은 모두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한국만 필요 이상의 힘을 쏟아부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과연 병역혜택이 없었다면 금메달을 위한 프로 올스타급 대표팀이 구성될 수 있었을까. 물론 선수들은 모두 태극마크를 영광으로 생각하고 대회 기간 내내 최선을 다했다. 그들의 노력과 성과 자체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병역면제가 크나큰 동기부여가 된 것도 사실이다.

다음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야구가 정식종목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약 정식종목에 남더라도 대표팀 선발에는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대회 수준에 맞춘 팀을 꾸려야 한다. 일본과 대만이 최고의 팀을 파견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회 수준에 맞춘 대표팀 구성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시안게임이 프로에서 뛰는 선수들의 군면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어른과 아이의 싸움에서 이긴 어른이 마냥 기뻐할 수 있겠는가. 진지하게 대회에 임한 대표 선수들의 노력마저 퇴색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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