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승부나 경기 결과를 떠나 '스포츠는 드라마'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한 선수의 인생이 그 과정에 전부 녹아있는 경우가 많고 극적인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24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남자 역도 85kg급에 출전하는 사재혁(제주도청)이 그런 경우다. 사재혁은 이미 한국 남자역도사에 큰 발걸음을 남겼다.
그는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77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상 163kg, 용상 203㎏, 합계 366㎏을 들어올려 세계를 제패했다. 그리고 이듬해 고양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용상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따내 역도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호사다마랄까. 2012 런던올림픽에서 메달 기대감이 높았으나 경기 도중 팔꿈치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다. 사재혁은 당시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바벨을 손에서 놓지 않고 버텼다.
그런데 그 대가는 컸다. 투혼이 오히려 사재혁의 몸에 무리를 줬다. 선수 활동을 하는 동안 어깨, 손목, 무릎에 부상을 당해 이미 5차례 수술을 받았던 몸은 휴식을 원했다. 사재혁은 런던올림픽에서 메달 대신 상처만 받고 귀국했고 결국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시간만 7시간이나 걸린 대수술이었다. 대부분 역도인들은 사재혁이 다시는 바벨을 들지 못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사재혁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수술 후 1년 동안 지루하고 힘든 재활 기간을 거쳤다. 그리고 그는 지난해부터 이번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다시 바벨을 들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이제는 익숙한 일처럼 또 한 번의 수술을 받았다. 사재혁은 지난해 두 차례 대회에 출전해 실전 경험을 쌓았다. 실업회장배에서는 컨디션 난조로 참가 선수들 중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10월 열린 전국체전에서는 3관왕을 차지해 '역시 사재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재혁의 목표는 간단하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다. 대회 개막 이후 한국남녀 역도는 아직 금빛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부진의 사슬을 자기 손으로 끊어야 한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또한 사재혁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풀어야 할 아쉬움도 있다. 그는 지난 2010 광저우대회에서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대회 출전 자체를 포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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