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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파울'로 이승우를 멈출 순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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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에이스 품격, 파울 당할수록 강해진다

[최용재기자] 한 축구팀 에이스에게는 '숙명'과 같은 일이 있다.

바로 가장 많은 파울을 당한다는 것이다. 에이스이기에 상대의 가장 강력한 견제를 받아야 하고, 상대는 에이스를 막기 위해 파울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에이스의 기세를 눌러버리기 위해 거친 파울도 곧잘 시도한다. 이것이 에이스의 '운명'이다.

상대의 강한 견제와 거친 파울을 버텨내지 못한다면 에이스로 인정받을 수 없다. 주눅든다면 이미 지는 것이다. 진정한 에이스는 상대가 자극할수록, 상대가 거칠어질수록 더욱 강해진다. 그래야만 상대가 더욱 겁을 먹게 된다. 파울을 당해도 다시 일어나 돌진한다. 이것이 에이스의 품격이다.

한국 U-16 대표팀의 에이스 이승우(바르셀로나). 그는 진정한 에이스였다. 그는 20일 오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AFC(아시아축구연맹) U-16 챔피언십 결승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에이스다운 품격을 드러냈다.

결승전이 열리기 전 최진철 U-16 대표팀 감독은 "이승우는 북한의 거친 파울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에 대한 근심과 함께 에이스 이승우에 대한 확신이 들어있는 말이었다.

최 감독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북한은 전반 시작부터 이승우를 철저히 견제했다. 거친 파울도 서슴지 않았다.

전반 시작과 함께 파울을 당한 이승우는, 전반 3분 두 번째 파울을 당했다. 아크 중앙을 돌파하다 심하게 부딪혔다. 전반 19분 이승우는 세 번째 파울을 당했다. 아크 중앙선 부근에서 돌파하려 하자 상대가 일부러 파울로 흐름을 끊었다. 전반 24분 이승우는 네 번째 파울을 당했고, 전반 30분에는 파울성 태클을 넘은 어드밴티지. 이승우는 돌파에 이은 슈팅까지 연결시켰다. 다섯 번째 파울이었다.

전반 32분 이승우는 여섯 번째 파울을 당했다. 북한의 리국현이 고의로 이승우를 팔꿈치로 찍었다. 이승우는 쓰러졌다. 리국현은 경고를 받았다. 전반에만 6개의 거친 파울을 당한 이승우다.

이 정도로 당했으면 어린 나이의 이승우는 주눅들 만도 한데 그는 더욱 강해졌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더욱 매섭게 공격에 나섰다. 상대와의 기세 싸움에서 완벽하게 승리한 것이다. 또 파울로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몸짓으로 말한 것이다.

후반에도 이승우를 향한 북한의 파울 전략이 이어졌다. 후반 5분 이승우는 상대에 얼굴을 맞아 쓰러졌다. 일곱 번째 파울이었다. 그리고 후반 9분 단독 찬스에서 김위성이 팔로 잡고 넘어뜨렸다. 김위성도 경고를 받았다. 여덟 번째 파울이었다. 후반 31분 이승우는 아홉 번째 파울을 당했다.

총 9개의 파울을 당한 이승우, 그 중 고의적이고 거친 파울도 있었다. 상대는 이승우를 막으려 2개의 경고를 받았다. 자칫하면 큰 부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승우를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이승우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승우는 정면으로 돌파했다. 이승우에게 파울은 전진하는데 넘어서야 할 한낱 장애물일 뿐이었다.

에이스 이승우는 거친 견제에도 좋은 활약을 했다. 하지만 한국은 승리하지 못했다. 한국은 먼저 골을 넣고도 북한의 역습데 잇따라 수비가 뚫리며 1-2로 패배,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승우는 골을 넣지 못했고,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도 못했다.

하지만 에이스의 위용은 흔들림 없이 뽐냈다. 에이스의 품격을 증명한 이승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진정한 에이스를 얻은 것이 어쩌면 준우승보다 더 큰 결실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이승우가 중심이 된 각급 한국축구 대표팀이 우승할 대회는 얼마든지 많이 있다.

조이뉴스24 방콕(태국)=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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