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하지만 '희망' 쏜 이영진 대행의 데뷔전

[최용재기자] 신임 이영진 성남FC 감독대행의 사령탑 데뷔전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시민구단 성남FC가 창단된 후 가장 시끄러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이영진 감독대행은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을 안고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팀의 분위기 반전과 강등권 탈출이라는 책임감을 어깨에 얹고 데뷔전을 치렀다.

30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상주 상무와 성남의 경기. 이 경기가 이영진 감독대행의 데뷔전이었다.

경기 전 만난 이 감독대행은 "얼떨떨하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느라 잠을 잘 못 잤다. 솔직히 부담감이 크다. 팀 사정,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을 불식시키기 위해 팀을 재정비해서 승리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강등권 탈출하는데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어려운 팀 사정에 대한 착잡한 심정과 데뷔전의 설렘을 전했다.

이어 이 감독대행은 "시스템과 전술을 떠나 우리 성남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다. 선수들의 장점을 유용하게 잘 활용할 생각이다. 선수들을 믿고 있다. 자신있게 하라고 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승리 의지를 다졌다.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승리, 승점 3점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 감독대행은 그러지 못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성남의 순위도 10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과로 놓고 봤을 때 이 감독대행의 데뷔전은 미완으로 끝났다. 하지만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많은 것을 얻은 경기였다. 비겼지만 성남은 물러서지 않았고, 선제골을 내줬지만 포기하지 않고 따라 붙었다.

특히 성남 선수들은 모든 것을 걸고 뛰는 듯했다. '투혼'이 드러난 경기였다. 이 감독대행 말대로 시스템과 전술을 떠나, 성남 선수들은 성남의 반전을 위해, 자신들을 위해, 또 이 감독대행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하나가 됐다. 그리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렇기에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이 감독대행의 데뷔전은 성남에 '희망'을 안겨준 경기였다.

특히 0-1로 뒤지던 후반 10분 동점골이 터지자 성남 선수들은 모두 이 감독대행 앞으로 달려와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리고 동점골의 주인공 박진포는 이 감독대행의 품에 안겼다. 이는 성남 선수들이 이 감독대행을 어떻게 생각하고, 이 감독대행의 믿음이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앞으로 성남의 갈 길은 멀다. 희망을 봤기에 다음도 있다. 첫 승리, 첫 연승, 그리고 강등권 탈출까지, 이 감독대행이 쏜 희망의 화살이 현실로 나타나야 한다. 그래야만 무너져가는 성남이 다시 '완성'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