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의 순위 싸움은 매라운드 흥미를 끌고 있다. 선두권과 중상위권, 강등권으로 나뉘어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9월은 클래식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달이라고 꼽는 감독들이 상당수다. 2번의 A매치와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지정 A매치데이에는 보통 리그 경기가 열리지 않지만 올해는 브라질월드컵으로 5월 중순~7월 초를 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A매치 기간에도 경기를 치른다.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때도 마찬가지로 클래식 경기는 열린다. 각 팀의 주요 선수들이 대표로 차출됐는데 다수의 차출자가 있는 팀은 고민스럽다. 한창 순위 경쟁 중인데 핵심 전력이 빠져 나가면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수원 삼성은 골키퍼가 문제다. 주전 정성룡은 대표팀 재승선이 확실하다. 김승규(울산 현대)가 아시안게임대표팀 와일드카드로 선발되면서 A대표팀에 경험있는 수문장이 필요하다. 노동건은 아시안게임대표팀에 발탁됐다.
수원은 30일 경남FC와의 클래식 23라운드를 치르고 나면 이들 두 골키퍼를 각각의 대표팀에 보내야 한다. 다음달 1일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대표팀이 동시 소집된다. 주전과 백업이었던 정성룡, 노동건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운다면 수원으로서는 치명적이다. 경기 경험이 없는 양형모, 이상욱 골키퍼로 버텨야 한다.
A매치 소집 기간 중인 9월 3일에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순연 경기가 있다. 부산전을 정성룡과 노동건 없이 치른다면 승점 3점 얻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24일 성남FC와의 22라운드 경기 전 만난 서정원 감독은 "시즌 말까지 순위 싸움이 엎치락뒤치락 할 것 같다. 잘 따라가야 하는데 고민이다"라고 전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노동건이 대표 소집돼도 부산전을 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시안게임대표팀은 14일 말레이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소집 후 첫 경기가 열리기 10일 전까지는 소속팀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 마침 수원-부산전은 11일을 남겨놓고 열린다.
서정원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정말 딱 규정에 맞는 것 같다. 일단 부산전까지만 잘 치르면 다음에는 (정)성룡이 있으니까 괜찮다"라고 웃었다. 필드플레이어 중에는 누군가 대표로 선발되더라도 교체 요원이 풍부해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반면, 성남은 머리가 아프다. 중앙 수비와 오른쪽 풀백이 다 가능한 곽해성이 아시안게임대표팀, 세르베르 제파로프가 우즈베키스탄대표팀에 차출된다. 여기에 아직 명단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중앙 수비수 임채민이 국가대표팀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서울 등과 A매치 기간 동안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성남 입장에서는 고민스럽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성남은 최하위였다. 꼴찌 탈출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핵심 자원이 필요하다.
이상윤 감독대행은 "(곽)해성이를 아시안게임에 내주고 제파로프 내주는 것에 임채민도 A대표팀에 가야 한다. 있는 선수 가지고 맞춰도 20명 정도다"라며 쉽지 않은 상황임을 전했다. 똑같이 대표팀에 선수를 내줘도 고민의 깊이가 다른 수원과 성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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