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조성환(롯데 자이언츠)이 정들었던 유니폼을 팬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벗었다. 조성환은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경기가 끝난 뒤 은퇴식을 가졌다.
조성환은 이날 은퇴식을 앞두고 "이런 기분이 처음이라 뭐라 표현할지 모르겠다"며 "선수생활을 그만두는 일에 대해 아쉬운 생각은 크게 없다. 그러나 롯데 유니폼을 입고 팀 동료들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보고 싶었다. 그 부분은 마음 한구석에 계속 남아 있을 것 같다"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소감과 미련이 남는 부분을 전했다.
롯데 구단은 이날 조성환의 은퇴식을 맞아 기념 티셔츠를 제작했고 김시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조성환이 달았던 등번호 '2'를 새긴 유니폼을 입고 LG전을 뛰었다.
조성환은 누구보다도 후계자 격인 정훈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조성환이 터줏대감으로 있었던 롯데 2루수 자리는 이제 정훈이 차지했다. 조성환은 "(정)훈이는 잘할 거라고 봤다"며 "갖고 있는 실력을 떠나 훈이가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걸어온 길을 봤을 때 잘할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조성환이 은퇴를 결정하게 된 데는 기량 저하와 함께 포지션 경쟁에서 후배에게 밀려서라는 말도 있었다. 그는 "당연히 그런 말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다. 훈이가 정말 잘해주고 있었고 팀 주장을 맡고 있는 박준서도 있었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갔다. 그래서 홀가분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구결번에 대한 욕심은 없다. 조성환은 "은퇴식만해도 내겐 과분하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장성호같이 프로야구에서 큰 발걸음을 남긴 선수가 그렇게 된다고 본다. 롯데에서 뛴 시간은 얼마 안되지만 은퇴 후 결번이 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얘기했다.
장성호는 조성환에게 중고교 1년 후배다. 2012시즌이 끝난 뒤 트레이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에서 롯데로 이적해 조성환과 한솥밥을 먹었다. 조성환은 "롯데 후배라면 누구라도 2번을 달 수 있다"며 "그 번호를 사용하는 선수가 있다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훈이가 지금 33번을 달고 잘하기 때문에 굳이 등번호를 바꿀 것 같지 않다. 그런데 지금보다는 좀 더 잘할 줄 알았는데 조금 아쉽다"고 껄껄 웃었다.
한편 이날 정훈은 팀 동료들과 함께 조성환이 현역 선수시절 사용하던 등번호 2번을 달고 뛰었다. 롯데는 이날 LG에게 0-3 영봉패를 당하면서 고개를 숙이긴 했지만 정훈은 안타 하나를 쳤고 2루 수비에서도 깔끔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조성환은 "훈이는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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