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5이닝만 버텨주면 좋겠는데…"
선발 투수들이 조기에 무너지는 경우가 잦은 데서 나온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의 푸념이다. 거꾸로 이 말은 선발 투수들이 5이닝만 버텨주면 승리할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화는 전반기 막판부터 시작된 상승세를 후반기 들어서도 유지하고 있다. 최근 20경기 성적이 12승8패로 승률 6할을 기록 중이다. 최근 무시무시한 전력을 자랑하는 삼성을 상대로 5일과 6일 맞붙어 1승1패로 선전했다. 6일 경기에서는 연장 11회말까지 접전을 벌여 정근우의 끝내기 홈런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김 감독의 푸념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한화의 경기는 선발 투수의 활약에 따라 경기 승패가 확연히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의 말대로 선발 투수가 5이닝을 버티면 승리하고, 그렇지 못하면 맥없이 패하는 경우가 많다.
한화의 후반기 성적은 7승6패다. 그 중 선발 투수가 5이닝 이상을 소화한 6경기에서는 5승1패를 기록했다. 7월23일 NC전에서만 이태양이 5이닝 4실점(3자책)으로 버티고도 4-8로 패했을 뿐, 선발이 5이닝 이상을 투구한 나머지 5경기에서는 전승을 거둔 것이다.
7월25일 KIA전에서는 앨버스가 '5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을 해내며 8-3으로 승리했다. 7월26일 KIA를 상대로는 타투스코가 '6이닝 1실점'으로 한국 무대 데뷔승을 따내며 2-1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1일 두산전에서 타투스코가 다시 '5이닝 3실점'으로 버티며 한화가 9-6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어 3일 두산전에서는 유창식이 '7.1이닝 1실점'으로 화려한 선발 복귀전을 치른 끝에 4-2로 승리했다. 6일 삼성전 역시 앨버스가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연장 11회말 4-2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이같은 현상은 한화의 불펜이 탄탄해지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앞서나가는 경기를 불펜 방화로 놓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한화는 이길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틀어막으며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발이 최소한의 역할인 5이닝 이상을 던져줘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한화의 선발진은 불안하기만 하다. 앨버스가 꾸준히 제 역할을 해내고 타투스코도 한국 무대에 적응하고 있지만 6월까지만 해도 에이스급 피칭을 보이던 이태양이 최근 계속 부진하다. 여기에 송창현, 김혁민은 등판 때마다 대량실점하며 조기강판하고 있다. 유창식도 이제 복귀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결국 한화의 탈꼴찌를 위한 열쇠는 선발 투수들이 쥐고 있다. 강해진 불펜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선발 투수들의 분발이 절실한 시점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