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가 결단을 내렸다. 팀 분위기를 망친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을 결국 방출했다.
SK 구단은 16일 "스캇을 퇴단시키기로 하고 한국야구위원회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문학 한화전을 앞둔 오후 4시경에 발표를 했다. 결국 스캇은 전반기를 다 버티지 못하고 중도 퇴출됐다.
스캇은 15일 한화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훈련 지휘 중인 이만수 감독에게 항의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취재진에게도 "구단이 나에게 일방적인 지시를 한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후 구단은 스캇과 만나 면담을 했고, 그이 태도 변화가 없자 곧 퇴출 분위기가 형성됐다. SK는 "스캇이 팀에 저해되는 행동을 했다고 판단해 징계 차원에서 이와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퇴출 이유를 설명했다.
SK와 스캇은 서로에게 부정적인 꼬리표만 남겼다. 스캇은 올 시즌 33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 6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세 차례나 엔트리에서 제외돼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전만 해도 최고 경력의 선수를 영입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으나,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짐을 싸버렸다.
스캇에게도 SK는 안 좋은 기억의 팀으로 남게 됐다. 2002년 미국 마이너리그(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에서 프로 데뷔한 스캇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889경기 출전 타율 2할5푼8리 725안타 135홈런 436타점이다. 오랜 메이저리그 경력의 스캇이 선수 시절 말년에 한국 무대에서 최악의 경험을 했다.
스캇이 퇴출당하던 날, SK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한화에 3-12로 대패했다. 선발 투수 채병용은 1.1이닝 만에 3피홈런 6실점으로 무너졌고, 타선은 단 5안타 3득점에 그쳤다. SK는 이날 실책 2개까지 더해 9개 구단 중 최다인 63실책을 기록하고 전반기를 마감했다.
8위 SK는 최하위 한화에 연패하며 우울하게 올스타 휴식기를 맞았다. 이제 7위 LG와 3경기 차로 멀어졌고, 9위 한화에 2.5경기 차로 추격 당했다. 어느덧 7위보다 9위가 가까워졌다. LG와 한화는 각각 2연승, 3연승의 상승세로 전반기를 마쳤다. 최근 SK 분위기는 9위 한화에도 뒤진다.
성적뿐 아니다. 스캇 퇴출 문제까지 겹쳐 팀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았다. 감독과 선수간 불협화음으로 인한 잡음에 기존 선수들의 사기까지 떨어졌다. 스캇의 퇴출은 새로 영입한 투수 밴와트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SK는 이틀 휴식 후 사흘 훈련을 통해 후반기를 준비한다. 이만수 감독은 16일 경기 후 "올스타 휴식기 동안 전열을 가다듬어 후반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수 년간 볼 수 없었던 최악의 국면에 빠진 SK, 후반기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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