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우리 팀에 대표적인 팔 짧은 선수 있잖아. 작은 이병규라고."
LG 트윈스의 '캡틴' 이진영(34)이 방망이와 팔 길이에 관한 유쾌한 수다를 늘어놓았다.
이진영은 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둔 목동구장 덕아웃에서 열심히 방망이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자세히 말하자면 방망이에 묻은 송진을 깨끗히 제거하는 중이었다.
소독용 거즈를 통해 방망이에 묻은 송진을 정성스레 닦아내던 이진영은 갑자기 방망이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잘 부탁해"라고 말했지만 방망이로부터는 대답이 들려올 리 만무했다.
이진영은 "혼자 이렇게 말을 건다"며 "엊그제(5월30일)는 5타수 무안타를 쳐서 화풀이를 하다가 방망이에 상처가 났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더니 어제 첫 타석에 바로 안타가 나오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화제는 이진영의 방망이 잡는 법으로 돌아섰다. 이진영은 방망이를 짧게 잡는 편이다. 방망이 무게는 900g. 방망이 무게를 줄이고 좀 길게 잡아도 될 법하지만 이진영은 짧게 잡는 법을 고수한다.
이에 대해 이진영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짧게 잡았다. 당시 코치님이 길게 잡지 못하도록 방망이 밑 부분에 반창고를 감아놓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이진영에게 팔이 길어서 괜찮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이진영은 "좀 긴 편이긴 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진영은 "우리 팀에 대표적인 팔 짧은 선수가 있다. 작은 이병규"라며 "팔이 짧아서 몸쪽 공을 잘 치는 것이다. 반대로 (김)용의는 팔이 길어서 몸쪽에 약한 대신 바깥쪽 공을 잘 친다"고 말하며 김용의의 타격 폼을 흉내냈다.
시종일관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던 이진영은 한참 동안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눈 후 자리를 떴다. 주장 이진영의 밝은 얼굴이 최근 LG의 분위기를 대변해 주고 있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