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누가 민병헌(두산)을 막을 것인가.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1번타자로 거듭나고 있는 민병헌의 방망이가 또 다시 불을 뿜었다.
민병헌은 14일 문학 SK전에서 만루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5타점 3득점으로 불꽃타를 선보였다. 최근 9경기 멀티히트에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을 기록한 그의 시즌 성적은 타율 3할8푼3리 6홈런 34타점이 됐다. 민병헌과 홍성흔의 홈런 2방 등에 자극받은 두산은 12-2로 승리하고 시즌 첫 4연승을 기록했다.
민병헌의 날이었다. 올 시즌 정교함과 파괴력을 동시에 과시하며 '약점이 없는' 타자로 거듭난 그는 이날 전타석 안타를 쳐내며 상대 마운드를 난타했다. 타구 방향도 좌측과 우측을 가리지 않는 광각타법을 선보였다.
1회초 첫 타석부터 날카로운 타격감이 빛을 발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상대 선발 채병용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안타를 쳐냈다. 1루에 나간 그는 후속 오재원의 우전안타로 2루를 밟은 뒤 김현수의 우전 적시타 때 득점을 올렸다.
2-2 동점이던 4회 1사1루에선 시원한 장타로 타점을 기록했다. 우중간을 시원하게 가르는 2루타로 1루주자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산이 3-2로 재역전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6회 3번째 타석에서도 민병헌은 돋보였다. 두산이 5-2로 앞선 무사 1루에서 역시 채병용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터뜨려 찬스를 이었다. 오재원의 희생번트로 2루에 진출한 민병헌은 김현수의 내야땅볼 때 3루를 밟은 뒤 바뀐 투수 이재영의 폭투 때 홈까지 밟았다.
4번째 타석에선 장쾌한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팀이 7-2로 넉넉하게 리드하던 7회초 2사 만루에서 이재영의 2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완벽히 넘겼다. 프로 데뷔 후 개인 첫 그랜드슬램의 기쁨을 한껏 누렸다.
타석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 민병헌은 7회말 수비 때 김진형과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감했다.
민병헌은 좀처럼 약점을 찾을 수 없는 타자로 통한다. 특히 한 번 타격감을 잡으면 상승세가 웬만해선 꺾이지 않아 상대 배터리들의 요주의 인물 1위로 꼽힌다. 여기에 올 시즌 1번타자로 꾸준히 나서면서 타석 기회가 늘어난 점도 상대팀에겐 부담이다.
'민병헌 대비책'을 여러 팀들이 강구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다. 한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최근 "민병헌을 잡지 못하면 두산전은 쉽지 않다는 인식이 많다. 1회 첫 타석부터 큰 타구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경기 초반부터 바짝 긴장해야 한다. 여기에 발도 빨라 내보내면 위험하다. 여러모로 까다로운 선수"라고 말했다.
올 시즌 최고의 우타자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민병헌이 프로야구판을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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