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하이힐'의 장진 감독이 완벽주의에 가까운 배우 차승원의 액션 열정 때문에 고충을 겪었다고 알렸다.
12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하이힐'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과 배우 차승원·오정세·고경표가 참석했다.

영화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로 결심한 순간 치명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 강력계 형사 지욱의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차승원이 범인을 단숨에 제압하는 타고난 능력으로 경찰은 물론 거대 범죄 조직 사이에서도 전설적인 존재로 불리는 형사 지욱으로 분했다.
'하이힐'을 통해 본격적인 액션 영화에 도전한 장진 감독은 앞서 "(20년 만에)내게 맞는 장르를 찾았다"고 말한 바 있지만 촬영장을 떠올리면서는 "차승원 때문에 도망가고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액션의 70% 이상을 '다시 찍자'며 열의를 불태웠던 차승원이 감독에게도 부담을 안겼던 셈이다.
장진 감독은 "가장 힘든 건 배우 당사자였을텐데 계속 다시 가자고 했다"며 "이런 액션 느와르 장르를 촬영하며 차라리 그냥 사회 생활이 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못 견뎠다. 20~30 회 찍던 제가 4회 째 한 공간에서 찍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이에 차승원은 "장진 감독과 두 작품을 같이 해 봤다"며 "워낙 이야기를 어루만지는 힘이 출중한 분이다. 그런데 꼭 끝에 가면 그걸 못 견디고 타협을 잘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많기 때문이다. 끝에 가면 많은 스태프들이 고생을 하니 될 수 있으면 고생을 안 시키려 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시작이 창대하면 끝이 창대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말이 액션이지 연습을 한참 해야 한다. 배우가 다치면 감독은 안쓰러워한다"고 알렸다.
다음에 또 차승원과 액션 영화를 찍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장진 감독은 "저는 차승원 스타일인 것 같다"고 능청스럽게 말해 또 한 번 폭소를 안겼다. 그는 "찍는 순간에는 '그냥 계약 파기해서 (차승원) 스스로 다른 데 가면 안될까?' 생각까지 했는데 끝나고 나니 질감이 다르다"고 알려 웃음을 줬다.
장 감독은 스턴트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 박성웅과 비교해도 차승원의 열의가 남달랐다고 강조했다. 장진 감독은 "절친한 박성웅에게 예의를 갖추고 제가 이 자리에서 처음 이야기하는데, 차승원과 액션을 찍고 액션 스쿨 출신인 박성웅과 후반에 액션을 찍었다. 모니터를 보고 '괜찮죠, 형?'하고 묻더라. 괜찮긴 한데 속으로는 '차승원 같았으면 이건 첫 번째 리허설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회고했다.
이어 "다른 배우들 기준에선 넘어갈 수 있는 장면인데, 제가 차승원에게 길들여져 있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하이힐'에는 차승원·오정세·이솜·고경표·김응수·안길강·송영창 등이 출연한다. 오는 6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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