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오랜만에 마운드의 힘을 발휘하며 영봉승을 따냈다.
한화는 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유창식-윤규진 두 명의 투수가 이어던지며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경기는 한화의 3-0 승리로 끝났다.
지난해 7월11일 대전 두산전 6-0 승리 이후 294일만에 나온 한화의 영봉승이다. 당시 한화는 선발 김혁민의 8이닝 무실점 호투와 박정진의 마무리, 송광민의 만루 홈런 등을 묶어 영봉승을 기록했다.
이후 상대 타선을 한 번도 무실점으로 막은 적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한화 마운드가 불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의 전력을 논할 때 언제나 등장하던 단어가 바로 '불안한 마운드'였다.
하지만 이날 오랜만에 마운드가 제 몫을 해내며 김응용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선발 유창식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자 윤규진이 6회부터 등판해 나머지 4이닝을 혼자 책임졌다. 더 이상의 투수는 필요하지 않았다. 타선도 필요한 점수를 뽑아주며 승리를 완성했다.
유창식의 꾸준함을 확인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유창식은 올 시즌,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언젠가는 무너질 것'이라는 의구심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그러나 유창식은 꾸준했다. 이날 역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승리투수가 됐다. 개막 후 6경기에서 한 번도 5회 이전에 강판한 적이 없다. 특히 평균자책점을 종전 2.12에서 1.82까지 끌어내리며 이 부문 1위로 뛰어올랐다.
윤규진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윤규진은 지난달 16일 KIA전에서도 선발 클레이가 무너지자 5.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 전환 가능성도 고려됐지만 김응용 감독은 불펜 강화를 위해 윤규진을 그대로 계투로 활용하기로 했다.
올 시즌 경기 후반 역전패가 잦았던 한화로서는 이날 승리를 계기로 '지키는 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날 유창식, 윤규진 두 명의 투수밖에 등판하지 않았다는 점도 향후 불펜 운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이날 경기를 끝으로 찾아오는 나흘 간의 휴식기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보낼 수 있게 됐다. 한화는 2일부터 나흘간 휴식을 취한 뒤 6일부터 LG와 3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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