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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영원하다'던 김기태 감독 사퇴, 유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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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기 끝 11년만의 PS 진출…팀 미래 위한 대비, 잡음도 없애

[정명의기자] 시즌 초반 전격적으로 LG 트윈스 지휘봉을 내려 놓은 김기태(45) 감독은 팀에 어떤 유산을 남겼을까.

김기태 감독이 충격적인 사퇴를 했다. LG 구단은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의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11년 10월, 전임 박종훈 감독에 이어 LG의 사령탑으로 임명됐다. 그 해 LG는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치며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좌절감에 빠져 있었다. LG 구단은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지도자인 김기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팀 재건을 당부했다.

김 감독 부임 후 첫 시즌이던 2012년,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LG의 고질병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2012년 LG는 초반 선전을 이어가지 못하며 7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봉중근이라는 새로운 마무리 투수가 등장해 케케묵은 뒷문 고민을 해결했고, 해마다 있어온 야구 외적인 잡음도 사라졌다.

팀의 미래에 대한 대비도 착실히 이뤄졌다. 김 감독은 사실 운이 없는 사령탑이었다. 2012년 시즌을 앞두고 핵심 FA 3명이 모두 팀을 빠져나간 것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보상선수로 즉시 전력감인 선수보다 유망주인 윤지웅, 나성용, 임정우를 받아왔다.

당시 김 감독은 "LG는 영원하기 때문"이라고 유망주 위주의 보상선수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감독으로서 자신의 당장의 입지보다는 LG라는 팀의 미래를 내다 본 선택이라는 뜻이었다. 결국 윤지웅과 임정우는 현재 팀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나성용도 경찰청에서 올 시즌 제대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팀의 주축 선수로 키워냈다. 지난해 두각을 나타낸 김용의, 문선재가 대표적인 선수다. 정의윤도 지난해 김기태 감독 체제 아래 '만년 유망주'의 틀을 깨고 데뷔 첫 풀타임 1군 시즌을 치렀다. 그렇다고 베테랑을 배척하지도 않았다. 이병규, 류택현, 최동수 등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김 감독은 신구조화를 통해 팀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김 감독이 LG에 남긴 가장 눈에 띄는 유산은 '모래알 조직력'이라는 평가를 받던 팀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팀을 무려 11년만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것이 그 값진 결과물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가 확정됐을 때 LG 선수들은 감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LG는 당초 '우승 후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부진에 빠졌다. 첫 7경기에서는 3승1무3패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지만 이후 10경기에서 1승9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결국 23일 삼성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구단은 사령탑의 경질을 발표했다. 'LG는 영원하다'던 김 감독은 그렇게 많은 유산을 남겨 놓은 채 계약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팀을 떠났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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