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송일수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퓨처스(2군)리그에서 지도를 했던 윤석민(넥센)에게 "잘 뛰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윤석민은 지난해 11월 장민석(개명 전 장기영)과 맞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에서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넥센은 1일 두산과 홈개막전을 치렀고, 이날 경기에 앞서 송 감독은 옛 제자 윤석민에게 "두산전에서만큼은 (윤)석민이가 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농담을 건넸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송 감독과 두산을 울린 주인공이 바로 윤석민이었다.
윤석민은 이날 역전을 이끈 만루홈런을 포함 5타점을 혼자 올리며 넥센의 9-3 승리에 주인공이 됐다. 4타수 3안타에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 기록도 세웠다. 윤석민은 3번 지명타자로 나서 제 몫 이상을 해냈다. 특히 그의 활약이 더 빛났던 이유는 4, 5번타자로 나온 박병호와 강정호가 부진한 가운데 해결사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이날 무안타에 머물렀다. 삼진도 각각 3개씩 당했다. 그러나 윤석민이 두 선수의 부진을 메우는 만점활약을 보여줬다.
윤석민은 경기가 끝난 뒤 "대기 타석에서 홍상삼의 투구를 지켜봤는데 제구가 잘 안되는 것 같았다"며 "그래서 볼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질 거라 예상한 직구를 노렸다. 약간 높게 들어왔는데 타이밍이 잘 맞은 것 같다"고 만루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프로선수로 뛰면서 만루홈런에 5타점 경기는 처음(종전 한 경기 개인 최다는 4타점)"이라며 "두산을 상대로 홈런을 치고 타점을 올린 부분은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했다.
윤석민은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두산 시절과 견줘 넥센에선 꾸준히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최근 타격이 잘 되는 것 같다"며 "트레이드 당시 두산 선,후배들은 '가서 잘 뛰고 잘 하라'고 많은 응원을 보내줬다. 그 덕이 크다. 그런데 두산 프런트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이날 윤석민 외에 또 한 명의 넥센 선수도 의미있는 경기를 치렀다. 지난해 넥센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우완 기대주 조상우다.
조상우는 선발 브랜든 나이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윤석민의 만루포 등 타선이 폭발해 조성우는 승리투수가 됐다. 프로 데뷔 첫 승이다.
조상우는 "첫 승을 올리긴 했지만 덤덤하다"며 "승수나 그런 부분을 떠나 팀이 원하는 어떤 상황이라도 마운드에 올라 도움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상우는 "첫 승 기념이라고 박병호 선배가 공을 챙겨줬다. 정말 고마웠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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