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류현진(27, LA 다저스)이 미국 본토 개막전에서 기가 막힌 피칭을 펼쳤으나 구원진의 난조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1-0으로 앞선 8회말 오른손 셋업맨 브라이언 윌슨과 교체됐으나 바뀐 투수 윌슨이 그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해 시즌 2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날 류현진은 공 88개를 던져 스트라이크 54개를 잡았다. 모두 25타자를 상대해 땅볼로 8타자, 뜬공으로 3타자를 잡아냈다. 지난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5이닝 무실점에 이어 2경기 1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애리조나전 당시 입은 발톱부상으로 일말의 우려를 샀던 류현진은 이날 정상 컨디션을 완벽하게 회복한 모습으로 시종일관 쾌투를 선보였다. 특유의 정교한 제구력과 날카로운 체인지업,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샌디에이고 타선을 농락했다.
초반 위기 상황을 잘 넘긴 게 호투의 배경이었다. 특히 1회말 타자들을 내리 출루시키며 초반 불안했던 지난해 패턴이 반복되는 듯했지만 결정적인 고비에서 최상의 피칭을 선보였다. 1회 첫 타자 에베스 카브레라와 2번 크리스 데노피아에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주자들의 기민한 움직임으로 상황은 무사 2,3루가 됐다. 하지만 류현진은 후속 체이스 헤들리를 삼진 처리한 뒤 제드 저코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작전을 폈다. 여기에서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류현진은 욘더 알론소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한 뒤 직접 타구를 잡아 홈으로 송구, 1-2-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만들어내며 수비를 끝냈다.
2회에도 첫 두 타자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또 다시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번에도 류현진은 르네 리베라를 우익수 짧은 플라이로 처리한 뒤 투수 앤드류 캐시너의 희생번트를 처리해 2사 2,3루가 됐다. 실점 위기에서 류현진은 카브레라를 낙차 큰 변화구로 삼진처리하고 다시 한 번 한숨을 돌렸다.
2번의 고비를 넘긴 류현진은 이후 거침이 없었다. 3회 3타자를 3자범퇴 처리한 뒤 4회에도 알론소를 삼진처리하는 등 이번에도 3타자를 손쉽게 잡아냈다. 5회초 다저스가 칼 크로퍼드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자 류현진의 공에는 더욱 힘이 실렸다. 5회말 삼진 2개를 곁들여 리베라-캐쉬너-카브레라를 내리 잡아낸 뒤 6회에도 헤들리와 저코를 삼진처리하는 등 3자범퇴 행진이 이어졌다. 7회에는 선두 알론소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후 토니 메디카를 볼넷으로 내보내 연속 타자 아웃이 15명에서 중단됐다. 하지만 후속 베너블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6-4-3 병살타를 만들고 수비를 끝냈다.
류현진의 투구수가 90개에 육박하자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8회말부터 셋업맨 윌슨을 투입했다. 하지만 믿었던 윌슨이 선두로 나선 대타 야스마니 그랜덜에게 그만 우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아 류현진의 승리는 날아갔다. 윌슨이 추가로 2실점해 다저스는 결국 1-3으로 역전패했다.
류현진은 오는 5일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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