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올 시즌 울산 현대는 패배가 없었다. 무승부도 없을 만큼 울산은 막강한 힘을 자랑하며 질주했다.
울산은 K리그 클래식 3라운드까지 치르면서 3승 무패에 무려 7골을 폭발시켰다. K리그 클래식 12개 팀 중 득점 1위다. 그리고 개인 득점 1위 김신욱이 이끄는 울산의 공격력은 만나는 팀마다 무릎을 꿇렸다. 포항이 0-1로 패배했고 경남과 인천이 나란히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울산은 거칠 것이 없었다. 브레이크가 없는 기차와 같았다.
그런데 울산에 제동이 걸렸다. 26일 열린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 발목이 잡혔다. 울산은 올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울산에 브레이크를 건 팀은 전남 드래곤즈였다. 올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로 꼽힌 전남이 울산의 질주를 가로막은 것이다.
전남은 홈구장인 광양전용구장에 울산을 초대했고, 전반 6분 스테보의 선제 결승골을 잘 지켜 1-0 승리를 거뒀다. 전남이 다크호스이기는 하지만 최고의 흐름을 타던 울산을 잡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전남은 당당히 울산에 승리했다. 울산은 전남의 벽 앞에서 멈춰섰다.
울산이 전남에 가로막힐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바로 전남 수문장 '김병지'를 넘지 못해서였다.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김병지는 울산전을 통해 다시 한 번 레전드 칭호가 낯설지 않게 만들었다. 위대한 김병지의 위대한 선방이 있었기에 전남은 울산을 잡을 수 있었다. 득점 1위 김신욱도 김병지의 손을 비켜가지 못했다.
전반 6분 스테보의 선제골이 터지기는 했지만, 이후 흐름은 울산이 주도했다. 울산은 동점골을 위해 전남을 몰아붙였다. 울산은 무려 15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그 중 6개가 유효슈팅이었다. 그런데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마무리가 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제대로 된 슈팅을 때렸지만 김병지에 의해 무산됐을 뿐이었다.
일대일로 맞서는 위기 상황에서도 경험과 저력으로 슛을 막아내는 등 김병지는 5개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냈다. 모두가 골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울산은 완벽한 기회를 만들었지만, 김병지의 신들린 선방으로 인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울산이 경기를 주도했지만 승리하지 못했던 이유, 김병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기장에서 전남팬들은 김병지를 연호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시켜서 김병지를 외친 것이 아니다. 그의 신들린 듯한 선방을 보면서 김병지를 외칠 수밖에 없었다. 김병지가 그렇게 만들었다.
전남의 한 관계자는 "김병지가 5개의 결정적 슈팅을 막아냈다. 모두가 골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김병지가 막아냈다. 팬들이 김병지 이름을 외칠 수밖에 없었다. 울산전 김병지의 활약은 김병지가 다시 국가대표로 가도 될 정도로 신들린 선방이었다. 김병지의 경험과 노련미가 만들어낸 승리였다"며 감탄사를 내질렀다.
김병지의 선방쇼로 인해 울산을 잡은 전남. 3승1패, 승점 9점으로 K리그 클래식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울산이다. 울산 역시 3승1패, 승점 9점이지만 골득실에서 전남에 앞서 있다.
전남의 상승세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폭풍 선수 영입으로 전력이 상승됐다.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뒤에서 골문을 지켜주고 있는 김병지의 위대함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김병지의 존재감이 전남을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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