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전력 평준화. 2014 프로야구 전체를 아우르는 화두다. 하위권 팀의 대대적인 전력 보강과 외국인 타자의 등장으로 대혼전이 예상된다. 오는 29일 개막하는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는 '9강 9중 9약'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2014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는 무승부로 끝난 것이 10경기에 달했다. 총 50경기 중 20%가 양 팀의 팽팽한 접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해 시범경기 때 5경기의 두 배에 해당한다.
두산이 4승 2패 5무를 기록하며 승률 6할6푼7리로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9위는 4승 6패 1무의 롯데였다. 1위와 9위 팀의 승차는 2경기에 불과하다. 시범경기 결과일 뿐이라지만 팀들간 전력 차이가 별로 나지 않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었다.
시범경기부터 관객이 늘어났다. 지난해 24만2천476명에서 31만4천286명으로 평균 32.1% 상승했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치열한 레이스에 프로야구 팬들의 시즌 개막을 시다리는 시선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어 관중수 증가도 기대된다.
지난해 하위권 팀이었던 한화와 KIA, NC의 약진이 눈에 띈다. 시범경기에서 NC는 LG와 공동 2위에 올랐고, KIA와 한화가 4, 5위로 뒤를 이었다.
NC는 FA 시장에서 손시헌과 이종욱을 영입해 야수진을 든든하게 채웠다. 이재학과 찰리, 에릭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힘도 여전하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다른 팀보다 많은 4명이나 되는 것도 큰 이점이다.
KIA는 도루왕 출신 이대형의 합류 효과에 웃었다. 이대형은 시범경기 출루율 5할1푼4리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11득점 역시 1위 기록으로, 정규시즌 활약을 기대케 했다.
한화는 FA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해 최고의 테이블세터를 완성했다. 정근우는 시범경기 공·수 맹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반면 절대적인 '1강'으로 꼽혔던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오승환(한신) 떠난 자리가 아무래도 커 보인다. 오승환의 공백을 메울 새 마무리투수 안지만은 시범경기에 5차례 등판해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사령탑을 교체하고 이종욱과 손시헌, 최준석, 김선우, 이혜천 등을 내보낸 두산은 1위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하면서 일단 순조로운 출발을 예고했다. 넥센은 윤석민의 합류로 타선을 더욱 강화했다. 윤석민은 시범경기 타율 2할9푼 2홈런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외국인 타자의 등장은 역시 큰 변수가 될 수 있음도 드러났다. 한화 피에가 시범경기 4홈런을 기록하며 정의윤(LG)과 공동 1위를 기록했다. 피에는 최다안타(13개) 부문에서도 서건창(넥센)과 공동 1위를 달려 한화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시범경기에서 예열을 마친 외국인 타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대부분 중심타선에 포진될 이들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기선 제압의 중요성도 그 어느 때보다 대두되고 있다. 초반에 승률을 쌓지 못하고 처지기라도 한다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지난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염경엽 넥센 감독은 "작년에는 시즌 초에 쌓은 승수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면서 초반 레이스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올 시즌이라고 다를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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