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강지광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네요."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이렇게 말을 꺼낸 뒤 껄껄 웃었다. 넥센은 1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서 7-8로 졌다. 지긴 했지만 넥센은 이날도 윤석민과 허도환이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화력시범을 보였다.
넥센은 18일 현재 11홈런으로 시범경기 팀 홈런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에도 넥센은 11차례 시범경기를 치르는 동안 11홈런을 쳤다.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에 그대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팀 홈런만큼은 넥센의 강세가 정규시즌에서도 두드러졌다. 넥센은 지난해 홈런왕 2연패를 차지한 박병호를 앞세워 모두 129홈런을 정규시즌에 기록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는 올해 시범경기에도 여전히 뜨겁다. 경기 수만 놓고 본다면 지난해 시범경기보다 페이스가 더 좋다. 염 감독은 "장타력이 있는 윤석민이 이적해왔고 게다가 강지광까지 홈런을 기록해서 더 그렇다"고 했다.
넥센이 장타력을 유지하는 데는 두 명의 숨은 공로자가 있다. 이지풍 트레이닝코치와 허문회 타격코치가 주인공이다.
이 코치는 선수별 맞춤 트레이닝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선수들도 '파워를 늘리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허 코치는 타격시 회전 운동을 선수들에게 강조한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두 코치 덕을 많이 보고 있다"며 "장타력에 대한 부분은 전적으로 두 코치의 도움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박병호가 아직 시범경기 들어 손맛을 못보고 있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강정호, 이택근, 이성열은 이미 홈런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여기에 김민성, 유한준, 오윤, 서동욱 등도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다.
그리고 거포형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외국인타자 비니 로티노까지 있다. 넥센이 정규시즌에서 지난해 기록한 팀 홈런 숫자를 가뿐히 뛰어넘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염 감독은 "타선에선 크게 변화되는 부분은 없다"며 "그래도 한 가지 과제는 있다"고 꼬집어 말했다. 그는 "특정 투수에게 유독 약했다"며 "이를 극복하는 게 올 시즌 타선의 목표이자 숙제"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가 이재학(NC 다이노스)에 약한 것이다. 넥센 타자들은 지난 시즌 이재학만 만나면 방망이가 무기력했다. 이재학은 넥센전 4경기에 등한해 27이닝을 던지는 동안 평균자책점 1.33에 3승 무패를 기록했다.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 중에서는 박정배와 윤길현(이상 SK 와이번스)에게 힘을 못썼다. 박정배는 넥센 상대 13.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86에 1승 4홀드를 기록했다. 윤길현도 11.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은 0이다.
염 감독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천적 줄이기'가 과제인 셈이다. 야구가 상대성이 강한 종목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넥센 타선은 올 시즌 상대 투수가 쉬어갈 곳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여기에 약점까지 줄인다면 한층 더 강력한 타선 구축이 가능하다. 넥센의 시즌 개막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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