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정현석과 이양기가 한화 이글스의 치열한 외야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올 시즌 한화의 외야는 지난해에 비해 선수층이 한결 두꺼워졌다. 외국인 타자 피에, FA 이용규가 가세했기 때문. 당장 피에와 이용규가 두 자리를 예약한데다 최진행이라는 터줏대감도 버티고 있다.
그러나 이용규과 최진행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각각 어깨, 무릎 수술을 받아 아직까지 수비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피에를 제외한 외야 두 자리가 공석이나 마찬가지다. 김응용 감독은 "외야가 가장 고민"이라며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경쟁을 벌인다"고 말했다.
외야 경쟁에 뛰어든 선수는 총 5명. 주장 고동진을 비롯해 추승우, 이양기, 김경언, 정현석 등이다. 김 감독의 말처럼 기량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하기 어려운 선수들. 일단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질 수밖에 없다. 시범경기 성적이 그 지표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정현석과 이양기가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쟁자들 가운데 시범경기 성적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정현석은 타율 2할9푼2리(24타수 7안타)에 홈런을 2개나 때려냈다. 이양기 역시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하며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를 기록 중이다.
반면 다른 선수들의 성적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김경언이 타율 3할3푼3리(6타수2안타)를 기록 중이지만 타석 수가 많지 않아 표본이 적다. 수비에서도 벌써 2개의 실책을 기록 중이다. 고동진은 타율 1할3푼3리(15타수 2안타)에 그치고 있으며, 추승우는 5타수 무안타다. 추승우는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병살타 2개와 삼진 1개를 기록한 뒤 쉽사리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현석, 이양기가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자들이 언제 치고 올라올 지 모른다. 특히, 이용규와 최진행의 수비가 가능해지는 시점에서는 더욱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 기회를 잡았을 때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정현석은 경찰청에서 제대한 지난해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7리 4홈런 27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복귀 2년차인 올 시즌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양기는 지난해 선수단 정리대상에 포함되기까지 했으나 타율 3할8리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올 시즌에는 지난해 활약이 '반짝'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한화는 최근 몇 년간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결국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역시 초반이 중요하다. 최진행, 이용규가 빠진 상황에서 외야 자리를 지킬 선수들의 활약이 관건이 될 수 있다. 정현석, 이양기가 한 발 앞서고 있는 가운데 향후 외야 주전 경쟁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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