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소치]이상화 '2연패' 기운, 김연아로 이어진다

[한상숙기자] 이상화(25, 서울시청)가 드디어 금맥을 뚫었다. 올림픽 개막 후 잠잠하던 대한민국 선수단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앞으로 메달 행진을 예상케 하는 기분 좋은 금메달 획득 소식이었다.

이상화는 11일 밤부터 1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까지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ｍ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번째 메달이었다.

올림픽 기록도 다시 썼다. 이상화가 2차 레이스에서 작성한 37초28 기록과 합계 74초70 모두 올림픽 신기록이다.

이상화는 2010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여자 500ｍ 2연패를 달성했다. 아시아 최초다. 이 종목에서 올림픽 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1992·1994년), 캐나다의 카트리오나 르메이돈(1998·2002년)에 이어 이상화가 세 번째다.

이상화의 금빛 기운이 경기를 앞둔 한국 선수들에게도 전해질까. 이번 대회에서 이상화 외에 한국의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는 여자 피겨 김연아(24),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17, 세화여고)가 꼽힌다.

이미 심석희는 지난 10일 쇼트트랙 여자 500ｍ 예선을 가볍게 통과하며 금메달 사냥을 준비 중이다. 심석희는 이어 벌어진 3천ｍ 계주 준결승에서도 맹활약하며 결승행에 힘을 보탰다. 심석희는 맥이 끊긴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계보를 이을 기대주로 꼽힌다.

'빙속여제' 이상화의 낭보는 그 무엇보다 '피겨여제' 김연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김연아 역시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금메달를 목에 걸었고, 이번 소치 대회에서 2연패를 노리며 화려한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12일 결전지인 소치로 출국하는 김연아는 일주일가량 현지 적응 기간을 거친 뒤 20일 쇼트프로그램, 21일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 아사다 마오(일본)가 최근 부진한 가운데, 개최국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단체전 여자 싱글 1위에 오르며 김연아의 새로운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경쟁자도 김연아의 2연패로 향하는 길에 걸림돌이 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여전히 김연아는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된다. 큰 무대 경험과 압도적인 연기력은 김연아를 따라올 선수가 없다. 이상화가 온갖 중압감을 이겨내고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좋은 분위기도 결전을 앞둔 김연아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4개 이상을 노린다. 각자의 종목에서 빙상계를 대표하는 '여제 삼총사'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상화가 일단 금빛 스타트를 잘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