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늘 해오던 운동이지만 뭔가 다르다. 아직은 모든게 낯설다. 그러나 선배들과 함께 공을 잡고 던지고 뛰면서 조금씩 프로의 느낌을 알아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신인 문동욱, 이인복, 심규범(이상 투수), 신원재(이상 외야수)는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진행 중인 팀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이다.
롯데는 이번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에 신인 선수를 한두 명도 아닌 4명이나 넣었다. 롯데는 막내구단 kt wiz를 포함해 전지훈련에 나선 10개 팀 중에서 가장 선수단 규모가 컸다. 이유는 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작에 앞서 "1차 캠프는 훈련 위주로 그 강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1차 캠프에서 탈락자는 나온다"면서 "일본 가고시마에서 치르는 2차 캠프는 실전 위주다. 그래서 1차 캠프에서 선수들을 추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 경쟁과 검증을 통해 옥석을 가리겠다는 의미다. 신인들을 비교적 많이 데려간 데는 이들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동시에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제 역할이 되길 바란 측면이 있다.
롯데 신인 4총사의 목표는 한결같다. 네 명 모두 1군 출전 기회를 잡는 것이 최우선이다. 2차 캠프 참가 명단에 든다면 고비 하나는 넘는 셈이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걸 서로 잘 알고 있다. 지금 상황에 집중해 훈련에 몰두하는게 이들에게 주어진 몫이다.
네 선수 중 가장 지명순위가 높은 이는 문동욱이다. 그는 광주동성고와 건국대를 나와 2차 지명 1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우완인 문동욱은 "상위 지명자로서 내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1군이든 퓨처스(2군)리그든 일단 경기에 나갈 기회를 잡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당하게 승부하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캠프에서는 선배 투수들과 주형광 코치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문동욱은 "제구력과 변화구도 다듬고 있다"며 "투구시 팔 각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단순히 던지는 일 뿐만 아니라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체력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문동욱은 "근육량을 늘리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 웨이트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리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을 갖도록 마인드 컨트롤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차 지명 2라운드에서 롯데가 뽑은 이인복 역시 문동욱과 같은 대졸 투수다. 우완 이인복은 서울고와 연세대를 나왔다. 롯데에 입단하며 자신이 롤모델로 삼았던 선배 송승준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러나 송승준은 사이판 캠프조에 포함돼 먼저 가고시마로 이동했다. 이인복이 송승준을 만나려면 2차 캠프 명단에 들어야 한다.
심규범은 청원고와 경희대를 나온 좌완이다. 그는 "공 던지는 데 집중할 뿐"이라고 했다. 문동욱, 이인복, 심규범은 모두 "부상 없이 캠프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몸을 다치지 않고 시즌 개막을 맞아야 1군 출전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투수인 세 선수와 달리 신원재는 조금 외롭다. 애리조나 캠프에 참가한 신인 선수 중 유일한 야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혼자라서 조금 힘들다는 생각도 들긴 한다"며 "그렇지만 선배들이 잘 챙겨줘 힘이 난다"고 웃었다.
갓 입단한 후배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쓰는 선배는 한 해 먼저 프로에 뛰어든 조홍석과 임종혁이다. 둘은 함께 경쟁하는 상황이지만 1년 후배를 보살피고 있다. 신원재는 "선배들에게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며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1군 경기에 꼭 출전하고 싶다. 그게 올 한 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네 선수 모두 시즌이 개막되면 1군 경기가 열리는 사직구장보다는 퓨처스리그가 치러지는 상동구장에서 다시 굵은 땀방울을 흘릴 가능성이 높다. 쟁쟁한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는 지금이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순간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뛰고 움직여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기회는 결코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는 걸 꿈 많은 롯데 신인 4총사는 잊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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