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제10구단 KT 위즈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KT는 올 시즌부터 퓨처스리그(2군)에서 경기를 치르며 프로야구의 정식 일원이 된다.
KT에게는 올 시즌이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내년 시즌 1군 진입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록 올 시즌은 퓨처스리그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지만, 팀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하기에는 부족할 것이 없다.
준비는 시작된 지 오래다. KT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신인 지명과 2차 드래프트, 자체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단의 골격도 갖춰졌다. 삼성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베테랑 신명철과 계약해 팀의 중심을 잡아줄 토대를 닦았고, 정명원 코치와 김민재 코치 등 유능한 지도자도 영입했다.
아직 KT가 전력을 보강할 여지는 많이 남아 있다. 먼저 올 시즌을 마친 뒤 형님구단들로부터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씩을 지원받는 특별지명이 기다리고 있다. 1군에서 뛰게 될 내년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도 4명을 보유할 수 있고, FA를 영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쨌든 KT는 올 시즌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낸다. 당장 중요한 것은 현재 멤버 중 1군에서 핵심 전력으로 써먹을 수 있는 선수들을 키워내는 일이다. 바로 위 형님팀 격인 9구단 NC 다이노스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맹활약한 NC 이재학과 나성범은 1군 데뷔 시즌에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이기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NC는 2012년 퓨처스 남부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현재 KT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신인 우선지명을 통해 영입한 천안북일고 출신 우완투수 유희운, 개성고 출신 좌완투수 심재민이다. KT의 미래 '좌-우 원투펀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들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김주원, 이윤학, 김용성, 이준형(이상 투수), 김사연, 김영환(이상 내야수), 김동명(포수), 신용승(외야수) 중에서도 '제2의 이재학'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KT가 SK, LG와 함께 형성할 '통신 라이벌' 구도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지만 몇 살 차이나지 않는 KT와 NC의 경쟁 관계도 볼거리 중 하나다. 30년 넘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신생팀이 2년 간격으로 연속해서 창단한 적은 이번 NC와 KT가 처음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1군 데뷔 시즌을 치른 NC를 KT가 뛰어넘을 수 있을지, 두 팀 중 어느 팀이 먼저 4강권 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또한 양 팀의 사령탑 KT 조범현(54) 감독과 NC 김경문(56) 감독은 과거 OB(두산의 전신)에서 같은 포수 포지션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관계다. 지도자가 된 후에도 경쟁은 계속됐다. 조 감독이 먼저 2003년 SK에서 사령탑을 맡았고, 김 감독이 뒤이어 두산 감독으로 데뷔했다. 소속팀을 강팀으로 키워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두 감독은 나란히 신생팀을 맡는 닮은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
NC는 1군 진입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외국인 투수 찰리, 에릭과 이재학을 중심으로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하며 7위에 올랐다. KIA, 한화가 NC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잔뜩 구겼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이종욱과 손시헌을 동시에 영입, 전력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켰다. 성공적인 유망주 발굴, 육성과 과감한 투자가 어우러진 결과로 KT가 참고할 만하다.
라이벌 관계도 좋지만 KT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1군에 진입하는 2015년, 형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는 일이다. KT가 합류해야 프로야구는 비로소 짝수 구단 체제로 정상적인 경기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숫자만 맞추는 것만으로는 곤란하다. 전체 프로야구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데뷔를 앞둔 막내팀 KT가 준비하고 있는 돌풍이 어느 정도일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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